‘타인은 지옥’… 인간관계를 짚는 연극 부산 상륙
연극 '타인은 지옥이다'
23일부터 26일까지 가온아트홀서 공연
타인은 지옥이다 지난해 공연 모습. (주)문화락 제공
희곡 ‘타인은 지옥이다’ 포스터. (주)문화락 제공
인간관계의 본질을 파고드는 프랑스 실존주의 명작 연극이 부산 관객을 찾는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굴레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 군상을 담아낸 연극으로 관객들에게 철학적인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프랑스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희곡 '닫힌 방'을 원작으로 한 연극 ‘타인은 지옥이다’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부산 가온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극단 해프닝이 공연을 주관한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극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의 대표작 '닫힌 방'을 바탕으로 한다. 제목인 ‘타인은 지옥이다’는 세상에 던져져 자유롭도록 선고받았음에도 타인과 교류해야만 실존할 수 있는 인간의 역설적인 현실을 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속박을 지옥 같은 고문으로 묘사한 이 문구는 1944년 초연 이후 오늘날까지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명제로 회자되고 있다.
극은 이미 죽음을 맞이한 세 인물 가르생, 이네스, 에스텔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문과 창문은 물론 시계와 거울조차 없는 삭막한 공간에서 세 사람은 서로를 응시할 수밖에 없는 가혹한 환경에 놓인다. 세 사람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과거를 밝혀나가고,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수록 인물들 사이에는 팽팽한 심리적 갈등이 고조된다. 극이 흘러가면서 그들이 왜 그 알 수 없는 공간을 떠날 수 없는지, 그리고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드러난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 간의 대사와 감정의 흐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도 이 작품의 묘미다. 그만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밀도 높은 심리전이 극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네스 역에 김수정, 가르생 역에 김지훈, 에스텔 역에 최다래, 그리고 관리인 역에 김휘준 배우가 출연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인간관계의 갈등을 날카롭게 풀어낸 이번 연극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관계에 지친 직장인들, 화려한 액션보다 숨 막히는 심리극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가온아트홀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매일 학교와 직장, 가족과 친구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하며 살아간다”며 “연극 ‘타인은 지옥이다’는 그러한 일상의 굴레 속 우리의 모습을 무대 위로 옮겨와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은 만 15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으며, 러닝타임은 80분이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일요일 오후 3시로 예정되어 있다. 티켓 가격은 평일 2만 원, 주말 2만 2000원이며, 예매는 네이버 티켓과 놀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전화(010-4948-8787)로 가능하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