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TK 일제히 찾은 이재명·김문수·이준석… ‘요충지’된 영남
민주, 50%이상 득표하려면 영남 표심 필수
국힘 '보수 텃밭' 수성 사활 “TK 지키겠다”
이준석, ‘젊음’ 강조…대안세력 노려
‘보수 텃밭’ 대구·경북(TK) 지역에서 13일 대선후보 간 3자 격돌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날 나란히 TK를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구미역 광장 유세를 시작으로 하루 동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였다. 텃밭인 호남이 아닌 험지인 영남에 집중한 것은 이번 대선에서 50% 이상 득표율의 압도적 승리를 이뤄내기 위해 TK 지역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 요동치는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경청투어’를 통해서도 지난 9일부터 1박 2일간 경북 경주, 경남 창녕 등 영남 지역을 방문했다. 사흘 만에 다시 영남 지역을 찾은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대구(21.6%)에 이어 경북에서 두 번째로 낮은 득표율(23.8%)을 기록한 바 있다. 김 후보에 대한 지지층이 굳건한 TK를 끌어안아야 이 후보가 강조해온 ‘국민 통합’은 물론 압도적 승리가 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포항을 연달아 찾아 표심을 훑었다.
이 후보는 이날 구미역 광장에서 “만약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해서 민주적 소양을 갖고 인권 탄압, 불법, 위헌적 장기집권을 안 하고, 정말 살림살이만 잘 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다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냐”며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냐. 필요하면 쓰는 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 대전·대구에 이어 이날 울산·부산을 찾았다. 김 후보는 오전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오후에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산업은행 이전 관련 논의를 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는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지지 선언 행사와 부산 선대위 출정식을 차례로 소화한 뒤 마지막으로 자갈치 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났다.
김 후보는 초유의 강제 단일화를 통해 어렵게 후보직을 사수했지만 여전히 내홍 수습에 애를 먹고 있다. 텃밭인 영남에서 지지층 표심을 확실히 해 당 통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는 전날 보수의 상징인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대한 가르침, 우리 조상들의 낙동강 전선을 지키는 호국 정신을 이어받아 반드시 대구·경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도 이날 오전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 시간 피켓 유세를 한 뒤 경북대학교 학내 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이어 대구시 의사회관에서 의료현안 간담회를 가진 뒤 칠성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버스킹 형식 간담회를 했다. 퇴근 시간에는 2·28 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대학생, 의료계 관계자, 상인들과 만남으로 후보의 강점인 ‘젊음’과 ‘소통’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