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확대, ‘단순투자’ 그칠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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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한진칼 보유 지분, 17.44→18.46%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특별관계 지분 30% 넘어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호반그룹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면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호반그룹의 지분 격차가 줄어들자 경영권 분쟁의 ‘과거’가 소환됐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로 우호지분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경영권 위기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일 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보유 지분이 종전 17.44%에서 18.46%로 늘었다는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호반건설은 지분 확대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확인서도 제출했다.

호반건설은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사모펀드 KCGI로부터 2022년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계속해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지난 4월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5.78%다.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씨와 동생 조에밀리리(조현민)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하면 지분율이 30.54%다.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에는 산업은행(지분율 10.58%)도 포함된다. 산은은 한진칼과의 투자합의서에 따라 사외이사·감사 선임 주총에서 찬성 의결권을 행사할 의무를 지고 있어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로 분류된다.

재계 일각에선 호반건설이 한진칼 지분율을 높이면서 향후 경영권 참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 반도건설도 지분율을 끌어올리면서 한진칼 경영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은 한진칼 지분 보유율을 2%포인트 높이면서 ‘단순투자목적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보유목적 변경’을 공시했고 이는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다.

호반건설의 경우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 참석해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증액하기로 한 데 대해 반대표를 던져 조 회장 측과 갈등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의 지분율 확대는 조 회장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산은과 ‘특별관계’로 묶여 있고 15%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델타항공도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돼 지분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델타항공까지 포함하면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45%에 달한다. 다만 산은이 향후 한진칼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산은 지분을 조 회장이 확보해야 안정적인 경영권 보호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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