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수도권 경선도 90%? 대세 확인한 이재명, 리스크 관리 속 공약에 집중
호남 경선, 2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서 개최
정권교체 흐름 쥔 호남 민심, 판도 영향 주목
이재명 50.2%, 김문수 12.2%, 한동훈 8.5%…50%대 첫 돌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충청·영남 순회 경선에서 90%대 압도적 득표율로 대세론을 입증했다. 남은 경선에서도 ‘확실한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호남에서도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이 쏠린다. 반전 없는 ‘어대명(어차피 대선 후보는 이재명)’ 기류 속 이 후보는 조용한 정책 행보로 경선 너머 본선 준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오는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전북 호남권 순회 경선이 치러진다. 충청권 경선의 득표율 88.15%에 이어 두 번째 영남권 경선에서 90.81%를 득표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이 후보의 다음 경선 득표율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두 경선에서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9.56%로 김경수·김동연 후보의 득표율 합산보다 무려 80%P 가까이 앞서며 ‘이재명 대세론’을 굳혔다.
호남 경선에서도 ‘이재명 대세론’ 흐름이 뒤집힐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리얼미터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후보군과 이준석 후보 간 3자 가상 대결에서도 50%대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당 안팎 경선과 여론조사를 통틀어 압도적 1위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한 결과 도출된 내용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제 남은 호남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1·2위 선출이 아닌 이 후보의 상승세 지속 여부가 됐다. 호남권 득표율은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 유권자들은 그간 선거에서 향후 정국을 감안해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는 점에서 호남 득표율은 향후 정국 흐름을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일컬어진다.
더욱이 이번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호남권 권리당원 수는 광주 7만 명, 전남 15만 명, 전북 16만 명으로 약 38만 명에 달한다. 이는 민주당 전국 권리당원 110만 명의 35%로 호남 득표율이 곧 당심의 본산이 되는 셈이다.
기록적인 90%대 득표율에 이 후보가 역대 민주당 대선 경선의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총 네 번의 순회 경선 중 절반을 소화한 현재까지 이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9.56%로, 호남권과 수도권·강원·제주 지역의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다.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민주당 계열 가운데 가장 높은 경선 득표율을 기록한 사람은 15대 대선에서 당선된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 경선에서 득표율 78.04%를 기록해 후보가 됐고 그해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
독주 체제 흐름이 확실해지면서 이 후보는 정책 행보에 주력하며 사실상 경선보다 본선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21일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 간담회에 참석해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개미 투자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정책 행보 외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경쟁자에 대한 절제된 발언만 내놓는 ‘로키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7년 조기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사이다’ 발언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미 독주 체제를 굳힌 당 안팎 구도에서 잦은 언론 노출이나 공개 발언 등에 따른 치명적인 실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