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미 2+2 통상 협의' 개최… 韓 출마도 협상 성공 여부에 달렸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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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상 협상, 대권 시험대로
민주당 “출마 명분 쌓기” 비판
정치권, 한 대행 행보에 촉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5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5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경제 관료 간 ‘한미 2+2 통상 협의’가 24일 열린다. 협상의 성과 여부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경제계뿐 아니라 정계의 이목까지 이번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한 대행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24일 저녁 9시, 미국시간으로 오전 8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한미 2+2 통상 협의’를 개최한다”고 말했다. 협의 직후 양국 통상장관 간 별도 회동도 예정돼 있다. 한 대행은 “조선·LNG·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상호호혜적 해법을 찾겠다”며 관세 협상 성과를 예고했다.

정치권은 이번 협상이 단순한 외교 현안을 넘어, 한 대행의 정치적 진로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협상이 성공하면 한 대행은 ‘경제 리더’ 이미지를 확보하며 출마 동력을 얻을 수 있지만, 성과가 미흡할 경우 동력 자체가 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 흐름은 한 대행을 보수진영 대선주자군으로 상정하는 분위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8~19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 대행의 지지율은 전체 2위(10.6%), 범보수권 기준으로는 1위(12.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독주 속에서 그의 출마 여부는 보수 진영 구도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통상 협상을 통해 ‘경제 리더십’ 이미지를 확보하고 대선 출마 명분을 쌓으려 한다며 견제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종 통상안보TF 단장은 “중차대한 국가 간 협상은 파면된 정권이 감당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고, 김민석 최고위원도 “정당성이 부족한 임시 체제가 본격 협상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며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공개적으로 견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채널A 유튜브 인터뷰에서 “탄핵당한 정부의 총리인데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건가”라며 “극히 비상식”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주변에서 부추기고 바람 잡는 사람이 문제”라며 “출마 선언도 안 한 분의 입장을 자꾸 얘기해 경선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 국정에 전념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치권은 이번 협상이 한 대행의 정치적 미래를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경우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하며 중도·보수 유권자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미국 측에 끌려가는 듯한 결과가 나올 경우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무선 자동응답(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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