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제4부의 상상력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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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의 상상력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희망적 미래를 내다보기 위한 담대한 제안이 나왔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의 삼권분립에 근거한 민주주의에 미래 세대와 비인간 생명이 참여할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미래심의부’라고 이름 붙인 제4의 국가기관을 신설하자는 구상을 펼친다. 큰 위기일수록 큰 상상력이 필요하다. 안병진 지음/문학과지성사/193쪽/1만 8000원.


■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

배우 김혜수, 발레리노 이원국,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김지은 기자가 열두 명을 인터뷰한 인터뷰집이다. 우리 사회는 실패에 너무 인색하다. 실패를 겪어 봤을까 싶은 이들의 실패를 돌아보며 우리도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쓸 기회를 얻게 된다. 실패에 대한 답을 찾아다닌 결과 내린 가장 큰 실패는,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삶이라는 사실이다. 김지은 지음/휴머니스트/264쪽/1만 8000원.


■명령에 따랐을 뿐!?

당장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적 폭력 사태나 집단학살이 일어났을 때 많은 가담자에게서 들을 수 있는 책임 회피성 진술이다. 이 책은 명령에 복종할 때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인지신경과학적 과정을 밝혔다. 르완다, 캄보디아를 방문해 실제 학살의 가해자들을 인터뷰한 후 실험 결과를 종합해 냈다.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집단적 폭력에 물들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에밀리 A. 캐스파 지음/이성민 옮김/동아시아/380쪽.


■양심

‘최재천의 아마존’ 유튜브 방송 300여 편 중 '양심'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7편을 선별해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을 글로 새롭게 풀어냈다. 제돌이 야생 방류, 호주제 폐지, 복제 반려견의 윤리적 논쟁, 과학자들의 절박한 외침 등 논쟁적이지만 꼭 이야기해야 할 주제들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내 안의 깨끗한 무엇’ 바로 양심이다. 최재천, 팀최마존 지음/더클래스/208쪽/1만 8000원.



■미스터 사이언스

요즘 더욱 놀라게 되는 중국 과학의 발전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중국 과학 발전의 동력과 근원을 찾기 위해 근대부터 이어진 과학기술에 관한 탐구 과정을 냉철하게 검토했다. 기술 국수주의나 기술 독점으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도 커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저자는 중국의 진면목과 중국 과학사의 무게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성구 지음/궁리/540쪽/3만 원.



■위스키, 스틸 영

스코틀랜드의 아일라섬에 있는 브룩라디 증류소에 가면 특별한 위스키를 살 수 있다. 방문객들에게만 판매하는 싱글 캐스크 위스키인데 레이블에 직원 사진이 실려 있다. 직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헌정 위스키를 만든 것이다. 저자는 위스키 제조 기술이 아니라 오랜 역사가 쌓인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위스키를 중심으로 한 역사, 정치, 인문, 지리에 대한 문화적 배경을 담았다. 박병진 지음/사계절/288쪽/2만 1000원.


■새처럼

함박눈을 보고 밖에 나온 아이는 하얀 눈 위에 찍힌 새 발자국을 따라 걸어간다. 새 발자국이 얼기설기 찍힌 곳에 도착해 그곳에서 놀았던 수많은 새들을 상상한다. 아이가 발자국 모양에서 새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발자국이 새가 되어 푸드덕 날아간다. 그 순간, 우리들의 마음도 새처럼 자유로워진다. 포푸라기 지음/창비/48쪽/1만 68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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