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운전연습하다 상가 '돌진' 20대 남녀, 음주운전 '무죄'…왜?
렌터카 보험의 사고 보상금 받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한 남녀 실형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20대 남녀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허위 진술로 음주 측정을 피해 결국 음주 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청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12일 재물손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한 음주운전, 범인도피 방조 등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B 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B 씨는 피해 변제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4월 충북 진천군의 한 교차로에서 음주 상태로 SUV차량을 몰다가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직후 이들은 A 씨가 운전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사고 당시의 실제 운전자는 B 씨로 드러났다.
A 씨는 B 씨와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렌트해 100m가량 운전하다가 운전연습을 시켜주겠다며 B 씨에게 운전대를 넘겼고, B 씨는 700m 정도 차를 몰다가 사고를 냈다.
A 씨는 사고가 나자 자기 명의로 든 렌터카 보험의 사고 보상금을 받기 위해 본인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경찰에 허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B 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당시 현장을 통제하는 경찰관을 향해 아무런 이유 없이 유리창 파편을 들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B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으로 역추산했다.
재판에 넘겨진 B 씨는 자신의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수치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고,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경찰관에게 유리 파편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하는 등 도무지 법질서를 지키려는 의지를 볼 수 없다"며 "자백하고 있으나 출소한지 얼마 안된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을 경우 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를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ruyj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