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관, 반강제 차출 불합리"… 수능 감독 참여 교사 불만 커진다
중등교사노조 "10명 중 8명, 인권 침해 당할 우려 커"
부산교사노조 “감독관 증원, 정신·신체적 부담 완화 필요”
오는 14일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수능 감독 업무 강도 해소와 처우 개선에 대한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험장 내 부정행위 적발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민원이 점차 늘고, 오랫동안 지적돼 온 업무 고충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중등교사노조는 최근 전국 중·고교 교사 46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능 감독관 업무 관련 설문조사를 지난 11일 발표했다. 응답자 중 88%는 “수능 감독관으로 활동하며 인권침해를 당할 것을 걱정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인권침해를 당했을 경우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 차출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교사들은 저경력·저연차·저연령 순으로 우선 차출되거나 반강제 차출되는 방식에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교사들은 시험 감독 중 부동 자세를 취해야 하거나 화장실 이용이 제한되는 것에 대해서도 신체적 후유증을 호소했다. 중등교사노조 측은 “최근 중등 교사들의 수능 종사가 기피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며 “수능 종사자의 인권 침해와 열악한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올해 2025학년도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4% 가까이 증가했지만, 감독관 수는 10%가량 줄어들었다. 올해 수능 감독관 수는 지난해 7만 7133명보다 7693명 줄어든 6만 9440명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줄였던 교실당 응시인원 기준을 24명에서 28명으로 늘리면서 감독관 수가 줄어든 것이다.
부산교사노조도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감독관 증원과 정신적·신체적 부담 완화를 요구했다. 수능 감독관으로 참여하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4시간 이상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수능 감독관은 1·2·4교시에 배정되는 경우 270분 이상을 극도의 긴장 상태로 다양한 변수에 대처하며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며 “그나마 쉬는 시간도 각종 상황에 대한 안내를 받고 사전에 시험실에 들어가기 때문에 화장실도 마음 편히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