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부산 부동산, 내년 봄 반등설 ‘솔솔’
공급 물량 부족·이자 부담 줄어
전셋값 상승·호가도 최근 올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에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침체됐던 지역 부동산 시장도 반등할 거란 기대가 커진다. 집값의 선행지표인 전셋값이 오르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봄께 부산의 아파트값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 17~1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5%포인트(P) 낮췄다. 한은도 금리 인하로 돌아선다면 그간 고금리에 움츠러들었던 부동산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구도로 양극화가 심화됐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75% 오른 반면, 5대 광역시는 0.17% 하락했다. 서울(1.19%)이 수도권의 상승을 주도했고, 인천(0.39%)과 경기(0.29%)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5대 광역시의 경우 대구(-0.42%)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그 뒤를 이어 부산(-0.12%)도 적지 않게 가격이 떨어졌다. 올들어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누계 변동률은 -1.96%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침체된 지역 부동산 시장의 반등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최근 들어 급등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의 모습이 제2의 도시인 부산에서 재현될 수 있다”며 “공급 물량 부족을 체감한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계기로 해운대구나 수영구 등 상급지의 질 좋은 매물들을 끌어모은다면 내년 봄부터는 반등이 체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꿈틀거리기 시작한 전셋값도 아파트 매매가격을 들어올리는 요소다. 지난 6월(0.0%)과 7월(0.01%) 보합세를 유지하던 부산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달 0.1% 오르며 상승 폭이 가팔라졌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전세 매물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고, 이미 인기 있는 부산의 주요 단지들은 호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대단지 신축에 이어 구축 아파트까지 가격을 회복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급속도로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우려하며 주택담보대출 등을 조이고 있는 건 변수다. 강정규 교수는 “정부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급등에 매몰돼 서울과 지방을 하나로 묶어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면 부산도 상승 동력을 잃을 수 있다”며 “지방의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는 대출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