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필요"…여야, '특혜 채용' 선관위 겨냥 국정조사 논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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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자녀채용 국정조사 논의 시작…여야, 추진 공감대
"특혜채용 문제로 국민 실망"…국정조사 급물살
여권, 노태악 선관위원장 겨냥 연일 사퇴 압박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31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긴급 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31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긴급 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한 국회 국정조사 추진에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선관위 국정조사를 위한 실무 논의에 착수하면서 국정조사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특혜채용 의혹에 휩싸인 선관위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조사 추진 논의를 시작했다. 선관위는 전날 특혜 채용 간부를 수사 의뢰하고 외부기관 합동 전수조사 등의 쇄신안을 내놨다. 하지만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양당은 국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고, 그동안 여권의 공세를 ‘선관위 길들이기’라고 비판해온 민주당도 ‘문제가 있다’고 내부 결론 내리고 국정조사 추진에 뜻을 모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민주당에 국정조사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 윤 원내대표는 “채용과 관련된 문제가 계속 드러나고 있고, 북한 해킹 문제도 전혀 감사에 응하지 않는 등 간과하기에는 심각할 정도”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기관의 전체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선거관리 주무 기관으로서 어떤 기관보다 공정을 체화했어야 할 선관위가 자녀 특혜채용 문제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되면 실제 국정조사가 이뤄진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국정조사를 추진에 대해 “국회에서 얼마든지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모든 것을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며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선관위원장은 여당의 잇따른 사퇴 촉구에도 “(사퇴는) 계획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노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연일 압박하고 나섰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관위의 책임회피 여론 무마용 쇄신 코스프레, 위원장 버티기는 선관위 개혁에 방해될 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자녀 특혜 채용, 북한 해킹 방치, 정치편향 복마전 선관위가 등 떠밀려 뒤늦은 책임회피용 자체 쇄신안을 발표했다”며 “정작 선관위를 이 지경으로 방치한 위원장은 책임을 회피, 본인 사퇴 여론에는 거부 의사를 (표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선관위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선관위 간부들은 자녀 채용과 관련해 채점표를 조작하고 인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거는 등 ‘채용 비리’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송봉섭 사무차장 자녀는 2018년 공고 없이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지인의 추천 등을 받아 채용하는 방식인 '비다수인 대상 채용'으로 충북선관위에 채용됐다. 비다수인 채용의 경우 통상 지자체에 채용 계획을 알리고 추천받지만, 당시 외부 기관에 파견 중이던 송 차장은 충북, 단양군선관위 인사 담당 직원에게 전화해 채용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직접 자녀를 소개·추천했다. 박찬진 사무총장 자녀는 지난해 전남선관위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16명의 응시자 중 서류전형을 통과한 10명을 대상으로 면접이 이뤄졌고, 최종 6명이 합격했다. 당시 면접위원들은 평정표 채점란은 비워둔 채 면접자 10명의 순위를 정한 뒤 등수를 표기해 인사 담당 직원에게 전달했다. 면접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던 인사 담당 직원은 공란인 채첨표의 평가 항목마다 '상·중·하'로 점수를 매겨 면접자들의 순위를 맞췄다. 면접위원이 정한 면접자들의 순위가 반영되도록 채점했다고 주장했지만, 순위가 같더라도 실제 면접위원이 평가한 채점표가 아닌 임의의 채점표이기 때문에 사실상 '점수 조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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