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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례 조항에 제동 걸린 행정통합 속도전… 예견된 혼란
이재명 정부가 수십조 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특례로 내세우며 강력히 추진해 온 광역 행정통합이 암초를 만났다.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3곳의 광역 행정통합을 위한 개별 특별법이 담고 있는 특례 조항의 정부 부처 의견 수렴 과정에서다. 정부 부처들은 해당 개별 특별법이 포함하고 있는 상당수의 특례 조항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해당 특별법 심사를 코앞에 둔 상태에서 맞닥뜨린 정부 부처의 높은 벽에 통합 추진 지역에서는 거센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위로부터 추진해 온 행정통합이 불러올 부작용의 서막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정부 부처의 특별법 특례 조항 불수용 입장 표명으로 가장 들끓고 있는 지역은 대구·경북이다. 이 지역이 마련한 개별 특별법 안에는 통합신공항 같은 대형 사업 예비타당성 면제 등 335개 특례 조항이 포함돼 있었으나 137개 조항에 대해 불수용 의견을 받았다. 정부 부처들은 광주·전남이 추진하려는 개별 특별법에 대해서도 374개의 특례 조항 중 119개 조항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들에서는 “이러려면 굳이 특별법을 제정할 이유가 있느냐”는 여론까지 나온다. 중구난방으로 추진돼 온 개별 특별법이 정부 부처 의견에서부터 ‘불수용’이라는 벽에 부닥치자 해당 법안의 통과 여부까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처럼 입법 초기부터 각종 부작용이 노정되자 속도전 식으로 추진돼 온 광역 행정통합에 대한 비판 여론도 다시 고개를 든다. 권한 이양 방식과 재정지원 구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기준 마련이 없었기에 정부 부처 불수용은 예고된 부작용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부작용이 입법 과정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개별적으로 광역 행정통합 특별법을 낸 지자체 중에서는 다른 지자체의 특례 조항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곳도 있다. 이는 광역 행정통합이 현실화한 이후에도 갈등의 씨앗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례 불균형이 초래할 형평성 문제는 어쩌면 갈등을 넘어 또다른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이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할 다극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당연한 지적이다. 하지만 이후 행정통합은 지자체에 제공할 정부의 인센티브를 내세운 속도전 양상이 됐다. 지방선거 전 통합 때만 인센티브를 준다는 식의 의도로까지 읽혔다. 위로부터 행정통합이 추진되다 보니 지자체 별로 마련한 특별법이 특례를 마구 넣게 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라 할 것이다. 이제라도 행정통합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낚시성 이벤트에 가까운 방식으론 부작용을 막을 수 없다. 부작용은 법 시행 과정에서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6-02-1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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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카이치 총리 총선 압승, 실용외교 중요성 더 커졌다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차지하며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를 단독으로 넘겼다. 전후 일본 정치사에서 단일 정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연립 여당까지 포함하면 의석은 4분의 3에 육박한다. 자민당 압승을 주도한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선거로 명실상부한 ‘1강 체제’를 구축했고 장기 집권의 토대까지 마련했다. 조기 해산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일본 정치를 다시 절대다수 시대로 돌려놓았다. 요는 이 같은 변화가 동북아 질서에 미칠 파장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일본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 첫 여성 총리이자 비세습 정치인이라는 상징성, ‘강한 일본’을 전면에 내세운 명확한 메시지가 보수층은 물론 무당층까지 끌어모았다. 경제 침체와 안보 불안 속에서 일본 유권자들은 안정과 결단의 리더십을 선택했다. 특히 방위력 강화, 외국인 규제 강화 등 다카이치 총리의 정책 기조는 일본 사회 전반의 우경화 흐름과 맞물렸다. 극우 성향의 참정당이 의석을 크게 늘린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이로써 다카이치 내각은 자위대 역할 확대 등 안보 정책 전반을 한층 더 자신 있게 추진할 여건을 갖추게 됐다. 일본 정치의 보수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전날 출구 조사에서 압승 전망이 나온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헌이 자민당의 당론임을 분명히 하며 평화헌법 9조를 포함한 헌법 개정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핵 3원칙 중 ‘반입 금지’ 조항 재검토 가능성, 야스쿠니 신사 참배 환경 정비 발언도 해 주변국을 자극했다. 당장 참의원 구도상 개헌안 발의는 어렵지만 2028년 참의원 선거를 계기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사 문제는 언제든 외교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는 한반도 안보 환경과 군비 경쟁, 중일 갈등의 연쇄적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가 일본의 정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는 이유다.
과거 일본의 우경화는 주변국에 경계심을 불러왔다. 하지만 최근 안보 강화는 트럼프 2기 미국의 압박과 중일 갈등 속에서 일본이 처한 구조적 현실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국 외교의 축은 실용이어야 한다. 한미일 공조를 활용하되 국익과 원칙에는 분명한 선을 긋고 일본의 군사적 정상국가화에는 전략 대화와 셔틀 외교로 우려를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중일 갈등의 파고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도를 경계하며 외교적 자율성도 지켜야 한다. 다카이치의 총선 압승은 일본 정치의 전환점이자 동북아의 시험대다. 변화된 현실을 직시하되, 협력할 사안에는 적극 협력하고 경계할 지점에서는 분명히 선을 긋는 실용외교가 지금 이재명 정부에 요구되는 자세다.
2026-02-1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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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거래소서 코스닥 분리해 서울거래소 만들겠다는 건가
청와대와 여권발 ‘코스닥 분리’ 구상으로 ‘금융중심지 부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코스닥을 분리해 별도 법인으로 두고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민주당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 제고가 명분이지만 한국거래소를 쪼개 탄생한 코스닥 거래소가 결국 서울에 본사를 두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도 한국거래소 본사가 부산에 있지만 코스피, 코스닥, 시장 감시 기능이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에 이전된 기능을 회수한 서울거래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부산은 국가 전략으로 금융중심지로 지정되어 있지만 항상 ‘서울 블랙홀’의 침식을 받아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설립이다. 서울에 또 하나의 거래소를 만드는 꼴이라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코스닥이 별도 법인으로 나와 IPO까지 추진할 경우, 실질적 지배 구조와 정책 중심은 서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부산에는 명패만 남고 기능은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인력 유출, 수도권 쏠림, 정책 일관성 부족 속에서도 서울과 부산의 역할 분담이 유지돼 왔지만 코스닥이 분리되면 이 균형은 뿌리부터 흔들린다. 이는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국가 전략의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정부·여당의 금융개혁 취지에는 공감한다. 한국거래소의 수익률이 해외의 10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경쟁력에 취약하고, 특히 코스닥은 차별성·신뢰성 위기로 유망 기업이 미국 나스닥을 선호하게 만든 책임이 크다. 하지만 그 해법이 반드시 분리일 필요는 없다. 단일 거래소 체제에서도 상장·퇴출 기준 정비, 투자자 보호, 성장 단계별 시장 기능 강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이번 코스닥 분리 논의는 국가 정책 일관성과도 충돌한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강조한 ‘5극 3특’을 통한 지역 경제권 부흥 기조와 배치된다. 지역균형발전 기조를 외치면서 동시에 금융중심지 기능을 서울로 환원하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정부와 여당은 ‘금융중심지 부산’ 육성 원칙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경쟁력 제고가 진정한 목표라면, 그 출발점은 기존 금융중심지의 약화가 아닌 강화여야 한다. 넥스트레이드로 이미 서울에 대체거래소를 허용한 상황에서 코스닥을 분리해 별도 법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은 부산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또 지주회사 전환은 2014년 좌초된 적이 있다. 시장 이원화에 따른 혼란, 거래 유동성 약화, 투자자 혼선이 문제였다. 한국 자본시장의 내실을 기하려면 분리 전에 신뢰와 기능 강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금융개혁이 필요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을 거스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하다.
2026-02-0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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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전~마산선 6년 끌다 이제 와서 사고조사위 구성한다니
개통이 6년 넘게 늦어진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사업에 대해 정부가 개통 지연 원인과 안전성을 독립적으로 확인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한다고 한다. 사고조사위가 2020년 3월 부전~마산 복선전철 2공구에서 발생한 낙동 1터널 붕괴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지 6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사고조사위를 구성해 진상을 규명한다니 무슨 말인가. 그야말로 기가 막히는 ‘뒷북 행정’이다. 지역에서는 그동안 부전~마산선의 조속한 개통을 촉구해 왔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수도권에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토록 오랫동안 원인 조사를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전~마산선은 부산 부전역에서 김해 장유역을 거쳐 창원 마산역까지 51.1km 구간을 잇는 핵심 광역철도망이다. 2020년 6월 개통만 되면 ‘부울경 1시간 생활권’이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해 3월 낙동강 하저터널 지반침하 사고로 상황이 급변했다. 사고 복구에만 수 년이 걸렸고 현재 공정률은 사실상 완공 단계인 99%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와 시행사가 피난 연결 통로 설치 등 세부 사안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한데다, 터널 붕괴 복구공사 비용을 놓고 거액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공기를 올 연말까지 1년 더 연장했다. 복구공사와 개통이 늦어지면서 지역민들의 분노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사고조사위는 6월 4일까지 4개월간 운영되는데, 필요시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국토부가 사조위 운영으로 개통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집중 관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운영 기간에 공사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해 상공계와 주민자치협의회 등은 최근 정부를 향해 “기업 투자 유치와 시민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크다”며 조속한 개통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타운홀 미팅’에서 개통을 촉구하는 주민 의견을 듣고 “비용 문제가 있다면 선 개통하고 정산하는 등 순서를 바꿔서라도 속도를 내 달라”고 국토부에 당부했다. 대통령의 주문이 행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부전~마산선 조기 개통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 공약이다. 이 대통령은 6일 타운홀 미팅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에 정책·재정 지원을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행정통합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핵심 인프라인 부전~마산선 개통은 시급한 과제다. 광역급행철도(GTX)가 거미줄처럼 얽혀 수도권을 하나로 묶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울경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없이 크다. 제대로 된 광역철도망 하나 없이 지역민들은 언제까지 희망 고문에 시달려야 하나. 정부는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조속한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26-02-0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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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덕신공항 컨소시엄 구성 우려 신속한 착공으로 답해야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둘러싼 연쇄 이탈 소식은 부산 시민에게 또 한 번의 불안을 안겼다.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참여할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일부 대형·중견 건설사가 잇따라 컨소시엄에 불참하기로 해 난관에 빠졌다. 이들 건설사의 이탈은 사업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이는 곧 “공사가 과연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으로 번졌다. 이번에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회의가 고개를 들었다. 이런 시점에 대우건설은 컨소시엄 참여사 20곳을 확정하고 “공사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역 숙원 사업이자 국책사업이 표류하지 않도록 책임 시공 의지를 밝힌 점은 일단 높게 평가할 만하다.
대우건설은 4일 입장문을 통해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책사업을 책임감 있게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우건설의 설명만 놓고 보면 근거 없는 호언은 아니다. 해상공항이라는 특수성은 항만 공사 경험과 직결되고, 대우건설은 해당 분야에서 국내 최상위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라크 알포 신항만 공사, 거가대로 침매터널 시공 경험은 초연약 지반과 대수심이라는 가덕도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분율을 55%까지 끌어올리며 책임 시공 의지를 분명히 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우건설의 기술력과 실적은 분명 강점이다. 하지만 국책사업은 자신감이 아니라 과정으로 증명해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단독 입찰이 이어져 다시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은 커진다.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치적 부담과 행정적 망설임이 겹치면 또 한 번 공회전이 반복될 수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갑작스러운 참여 포기로 사업은 장기간 표류한 바 있다. 올 1차 공개입찰도 대우건설 컨소시엄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오늘이 2차 사전심사(PQ) 마감일이다. 이번 입찰마저 같은 상황이 되면 수의계약이 거론된다. 그러나 그만큼 지연 불확실성도 함께 커진다. 특별법 제정과 조기 개항 약속으로 속도를 내는 듯했던 신공항 사업이 부지 조성 단계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부산 시민은 여전히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업 참여 기업의 자신감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신속하고 차질 없는 착공이다. 정부는 입찰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되 불필요한 행정 지연으로 개항 목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2035년 개항 목표는 선언만으로 되지 않는다. 착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특정 건설사의 사업이 아니라 국가 약속이다. 국책사업은 기업의 능력 과시가 아니라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시험하는 무대다. 컨소시엄에 대한 우려는 결과로만 잠재울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착공과 흔들림 없는 추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행정의 단단한 실행력이다.
2026-02-0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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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장군 24시간 소아과·양산시 지역필수의사제 주목한다
부산과 경남의 기초지자체가 직접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는 과감한 도전에 나서 성과가 주목된다. 부산 기장군은 부산 최초로 24시간 소아과 진료 체제를 구축했다. 경남 양산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적인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했다. 두 곳 모두 응급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거나, 심야에 아이가 열이 펄펄 나도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자 지자체가 직접 병원·의료 인력을 확보해서 공공의료를 구현하려는 경우다. 이를 뒤집어 보면 정부와 광역지자체의 정책이 현장에서 통하지 않는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지속 가능한 지역 의료 체제 해법을 찾으려면 기장과 양산의 실험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고교생이 응급실 뺑뺑이 끝에 구급차에서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문전박대당한 결과다. 부산시 예산 지원으로 아동을 전담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있지만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문을 닫거나, 야간·휴일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기장군은 정관우리아동병원과 우리온누리약국에 연간 9억 원의 재정을 투입해 ‘연중무휴 소아 진료 보장’을 선언했다. 이는 행정이 붕괴 직전의 필수의료를 되살리는 책임 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아 의료 접근성과 ‘원스톱 진료’ 실효성의 측면에서 기장군 모델의 지속·전파 가능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양산형 지역필수의사제는 한발 더 나아갔다. 양산시는 지난해 필수의료 인건비를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올해 지역 유일의 응급의료기관인 베데스다복음병원에 지역필수의사 2명을 확보했다. 양산시는 정부의 지역의사제 지원이 상급병원에 집중된 탓에 응급 현장인 2차 병원에 전문의가 없는 점에서 출발했다. ‘병원 등급’이 아닌 ‘현장 수요’에서 해결책을 찾은 경우다. 경력 요건을 완화해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장기 근무를 유도하는 제도 설계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다만 양산의 실험이 시작된 지점은 동시에 정부와 광역지자체 정책의 빈틈이라는 점에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양산시 단독으로 떠안을 부담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장과 양산이 도전하는 ‘24시간 어린이 진료’나 ‘2차 병원 응급실’이 그저 그런 모범 사례로 거론되다 잊혀서는 안 된다. 일회성에 그치거나 실패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특히 일부 기초지자체의 재정 여력과 행정 의지에 공공의료 접근성을 떠넘기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정부나 광역지자체는 기장과 양산의 실험을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응급실 뺑뺑이나 수도권 원정 진료라는 후진적 의료 환경을 강요당하는 지역민의 불안·불편을 되새겨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 의료를 살리는 해법은 현장에 있다. 지역의 몸부림에 정부와 광역지자체가 적극적인 공공의료 확장 정책으로 화답해야 할 때다.
2026-02-0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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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대통령 대기업 비수도권 투자 독려, 현실적 기반이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첫 재계 간담회의 의제를 지방 투자와 청년 고용으로 정한 것은 수도권 일극 경제 구조를 바꾸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대통령은 4일 10대 그룹 대표와 ‘청년 일자리와 지방 투자 확대’ 간담회를 갖고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을 당부했다. 수도권에 필적하는 지방의 ‘5극 3특’이 성장하려면 지방에도 성장 엔진이 가동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역할은 필수다.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정부의 설득이나 강요로 생산과 연구개발(R&D) 거점을 옮기거나 신설할 리 만무하다. 지역 혁신도시·산단의 사례를 보면 자명하다. 대기업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지역의 기업 환경도 혁신이 필요하다.
역대 정부마다 ‘지방 시대’를 구호로 내걸고 대기업 지방 이전과 투자를 유도했지만, 지속 가능한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문재인 정부의 상생형 일자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와 클러스터 정책은 지역민의 ‘희망 고문’으로 끝났다. 그 결과 ‘평택 남방한계선’ 따위가 횡행한다. 대기업 본사와 R&D센터의 입지로 경기도 평택이 마지노선이라는 것이다. 지방에 인재가 없다는 핑계로 수도권에 미래형 기업 쏠림이 심화하고 덩달아 주거와 교통 여건이 좋아져 인력·기업의 블랙홀 현상이 강화된다. 대기업의 선의에 기대면 또 실패다. 지역에 투자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기반 조성이 관건이다.
대통령이 재계에 지방 투자를 강조할 때 부산 에코델타시티(37만 평)와 울산 동구·북구(47만 평)에 기회발전특구의 추가 지정이 발표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들 지역은 데이터센터, R&D센터, 조선·자동차 부품 산업 등의 투자가 기대된다. 특구는 ‘5극 3특’의 핵심인 지역 경제권 형성의 시험대로 봐야 한다. 덩그러니 부지만 확보해 놓는다고 기업이 알아서 찾아올 리 없다. 공급망은 물론 인력 확보와 정주 여건, 교통 접근성까지 포함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산업계와 대학, 행정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을 갖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방으로 가라’고 떠밀기 전에 ‘지방으로 갈 수 있는 판’을 깔아야 한다.
이날 주요 10대 그룹은 5년간 약 270조 원 규모의 지방 투자 계획을 밝혔다. 관세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그것도 지방 투자를 다짐한 것은 다행스럽다. 정부는 과거 대기업 지방 투자 실패 사례를 성찰한 위에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정책 신호를 보내도 기업은 조건을 보고 움직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당부나 특구 지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역사회의 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대기업이 투자하고 싶고, 청년이 머물고 싶은 곳은 동전의 양면이다. 공급망과 교육·주거·의료 등을 결합한 총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2026-02-0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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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극에 부는 변화의 바람, 국가 차원의 새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가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한 것은 글로벌 해양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해양 강국의 꿈을 이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북극항로 개척이다. 하지만 북극을 둘러싼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중 갈등과 그린란드 합병 논란, 북극항로 헤게모니 다툼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극항로 상용화 등을 추진 중인 우리로서는 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요동치는 북극권의 지정학적 지형 속을 슬기롭게 헤치며 국익을 챙길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북극에 부는 변화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북극항로는 물론 국가 안보 상황마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부산일보〉는 노르웨이 트롬쇠에서 최근 개최 중인 북극권 최대 국제회의인 ‘2026 북극 프런티어’를 현지에서 단독 취재 중이다. EU와 스웨덴, 노르웨이, 그린란드 등의 고위 인사 등 수천 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의 화두는 ‘북극의 흐름이 바뀌었다’로 요약된다. 북극이 더 이상 평화의 땅이 아니라 군사·안보 격전지로 변모했다는 의미다. 협력은 깨졌고 강대국의 압박과 각축전은 한층 심화됐다. 서방 국가들은 북극항로 개척 이익을 러시아와 중국이 독점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극권의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은 우리가 추진하던 북극항로 등 북극 정책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는 북극항로 시험 운항과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항로 경유지인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구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한 국제 사회의 연대가 강해지고 있는 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면서 다른 강대국은 물론 북극권 국가들의 심기까지 적극 고려해야 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지혜로운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이 탈탄소화를 위해 북극 환경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계 무대에서 강하게 피력해야 한다. 북극권 국가들이 신뢰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만 해양 강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남방항로 위주로 편중된 에너지와 광물 자원 등의 공급망에 북극항로를 포함시켜 서둘러 재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국의 리스크 다변화가 지구촌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 북극항로에 친환경 선박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청정 항로를 지키겠다는 의지도 보여야 한다. 부산 등 북극항로 거점 항만과 배후단지를 개발할 때 청정 연료 벙커링, 무공해 첨단산업기술 클러스트 등 친환경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북극을 둘러싼 갈등과 변화는 어쩌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국가 해양 전략의 대전환을 촉구한다.
2026-02-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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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3 지선 최대 격전지 떠오른 PK, 지역 살릴 경쟁 펼쳐야
6·3 지방선거가 3일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간의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지방선거다. 민주당은 높은 지지세를 바탕으로 출마자가 북적이면서 부산, 서울 등 ‘지방권력’ 탈환을 벼른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제외하고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PK(부산·울산·경남)가 최대 승부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부산시장 지지도 주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박형준 시장과 박빙을 보이거나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 경남도지사와 울산시장 지지도에서는 양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이번 선거는 지방소멸 위기를 반등시키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없이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수도권의 경제·인구 집중 심화와 지방의 청년 인구 유출로 인해 국가 전체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와 비수도권 공동화로 국토 공간의 비효율적 활용은 심화하고, 잠재성장률이 저하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난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구 격차가 1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지방소멸은 이제 경고를 넘어 재앙적 상황이 됐다. 여야는 소멸 위기에 처한 부울경 지역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해양수산부 이전과 행정통합 이슈를 앞세워 지역 의제를 선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은 지방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권이 제기한 행정통합은 지방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6개 시도 지사는 지난 2일 연석회의를 열고, 여권 주도의 행정통합 속도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공통된 통합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해양수산부 이전이나 행정통합 이슈는 모두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방법론인 만큼 여당과 야당은 지역 여론을 잘 헤아리고 수렴해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보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PK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측 불허의 구도로 접어드는 것은 여야가 지역 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절호의 기회다. 지역 주민들의 숙의를 모아 치열한 공약 경쟁을 펼치면서 제대로 된 선거판을 만들어야 한다. 인신공격이나 이전투구식의 선거는 더는 안 된다. 이번 지방선거가 지역을 살리는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치밀한 공약 설계와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다. 여당은 정권 프리미엄에 기대기보다 지역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야당은 수성 논리를 넘어 성찰과 쇄신을 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변화와 혁신 요구에 제대로 답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2026-02-0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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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덕~센텀 대심도 10일 개통, 혼란 없도록 잘 준비하길
부산의 숙원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가 오는 10일 본격 개통된다. 국내 최초 전 차량 이용이 가능한 대심도 터널인 이 도로는 도심 곳곳의 교통량을 분산해 상습 정체를 대폭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도로 개통으로 부산은 2001년부터 추진한 내부순환도로망 구축을 25년 만에 마무리하게 된다. 문제는 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건설했기 때문에 운행 초기 돌발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개통 초기 통행량 증가에 따른 혼란 가능성도 높다. 특히 조만간 설 연휴 동안 교통 수요가 급격히 몰릴 경우 혼잡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개통 뒤 차질을 빚지 않도록 부산시가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
총 7912억 원을 들여 길이 9.62km에 왕복 4차로로 건설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를 이용하면 북구 만덕사거리, 동래구 미남·내성·동래·안락교차로, 해운대구 원동 나들목(IC) 사거리를 통과하지 않고 북구 만덕동에서 해운대구 재송동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차량 이동 시간은 기존 41.8분에서 11.3분으로 30.5분 단축된다. 만덕과 동래, 센텀에 각각 IC를 설치해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대심도 터널인 점을 감안해 제트팬과 전기집진기, 유해가스 제거 시설 등 환기시설과 다양한 방재경보 설비를 갖췄다. 하지만 지하 깊은 곳을 지나다보니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
비싼 통행료도 운영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힌다. 무료 개통이 종료되는 19일부터는 승용차 기준 출퇴근 시간대는 2500원, 그 외 1600원, 심야 1100원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면서 부산시가 운영하는 유료도로 중 가장 비싸다. 더욱이 원가율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적자폭이 크게 늘어 향후 추가적인 요금 인상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하는 데 이는 말이 안 된다. 부산은 가뜩이나 시민들의 통행료 부담이 무척 높다. 이 점을 감안해 부산시는 개통 초기에 출퇴근 시간 면제 등을 통해 시민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통행료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대심도 터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심에 새로운 도로를 건설할 유휴 부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도 사상~기장 구간을 대심도로 연결하는 지하화 고속도로 사업이 추진되는 등 전국적으로 대심도 터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사실상 국내 첫 대심도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는 큰 의미를 갖는다. 예측하지 못한 각종 문제들이 생길 가능성도 상존한다. 도로 운영 데이터 등을 축적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천재지변 등에 대비한 내진설계와 방재시설은 물론 비상탈출로에 대한 철저한 점검도 필수적이다. 진출입로 인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도 적극 추진하길 당부한다.
2026-02-04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