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매혹한 6세 꼬마의 연주 <br />“내가 바로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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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매혹한 6세 꼬마의 연주
    “내가 바로 모차르트”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한 기차는 채 3시간도 안 걸려 빈에 도착한다. 숙소에 짐을 푼 다음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가 빈대학교 앞의 쇼텐토르역에 내린다. 이 역은 빈 구시가지를 원형으로 둘러싼 도로 ‘링슈트라세’의 일부분인 쇼텐링과 유니버시타츠링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다. 링슈트라세 자리에는 원래 빈을 보호하던 성벽이 있었지만, 19세기 말 프란츠 요제프 황제가 도시 발전을 앞당긴다며 허물어 빈을 에워싸는 도로를 건설했다.빈에 와서 이곳을 가장 먼저 들른 것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빈의 인연이 시작된 곳에 가기 위해서다. 그가 여섯 살 때 빈을 처음 방문해 첫 연주회를 가진 곳과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에 정착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곳이다. 그의 이름이 잘츠부르크를 넘어 전 유럽에 퍼지는 계기가 된 두 곳인 만큼 가장 먼저 들르지 않을 수 없다.■암호프광장 콜랄토궁전쇼텐토르역에서 나와 남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쇼텐가세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베토벤이 1804~1815년에 살았으며, 지금은 ‘베토벤 기념의 방’이 운영되는 묄커바스타이 8번지 저택이 나온다.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어서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친다. 길을 따라 5~6분 더 내려가면 암호프광장이 나온다.암호프광장은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 모차르트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광장에 어떤 역사가 숨어 있는지 아는 사람도 드물다.암호프광장은 ‘궁정에서’라는 뜻이다. 빈이 오스트리아의 수도가 되는 역사를 연 바벤베르크 가문이 12세기 빈에 정착한 뒤 최초로 궁전을 건설한 곳은 바로 여기였다. 그래서 이름이 암호프가 된 것이다.모차르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곳에 가장 먼저 간 이유는 광장에 있는 ‘암호프교회’ 왼쪽에 붙은 저택을 보기 위해서다. 저택의 이름은 ‘콜랄토궁전’이다.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난 모차르트가 여섯 살 때인 1762년 빈을 처음 방문해 첫 연주회를 가진 곳이 바로 여기였다. 모차르트가 빈에서 데뷔한 장소였고, 그가 유럽 최고의 음악가가 될 것이라는 걸 예고한 장소였다.콜랄토궁전의 주인은 이탈리아계 귀족인 콜랄토 가문의 토마스 빈치게라 콜랄토 백작이었다. 그는 90년 전에 지어 낡은 저택 개축 공사를 마무리한 상태였다. 지인을 초청해 집들이 행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하다 마침 빈을 방문한 모차르트를 초대한 것이었다.콜랄토궁전은 아쉽게도 관광객에게 개방되지는 않는다. 다만 문이 닫혀 있지는 않으므로 살짝 들어가 볼 수는 있다. 여기가 모차르트의 흔적이 남은 곳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모차르트기념협회가 1956년 6월에 설치한 동판을 1층에서 볼 수 있다. 동판 내용은 이러하다.‘1762년 10월 둘째 주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빈에서 최초의 연주회를 개최한 곳은 바로 이 궁전이다.’먼 훗날의 일이지만 암호프교회도 모차르트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21년 뒤 콘스탄체 베버와 결혼한 모차르트는 첫 아기인 라이문트 레오폴트 모차르트를 낳았다. 아기가 다음 날 유아 세례를 받은 곳은 암호프교회였다. 다섯째 딸 안나 마리아도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두 아기는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다.모차르트 가족의 콜랄토궁전 연주회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던지 다음 날부터 빈의 여러 귀족이 이들을 먼저 초청하려고 난리를 피웠다. 이들은 빈에서 1년여 동안 머물며 여러 귀족 저택을 찾아다니면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아우어스페르크슈트라세 1번지인 아우어스페르크궁전에서는 군 최고사령관인 히트부르크하우젠 공작을 위해 연주했다. 마우니츠 백작의 저택인 발하우스광장 2번지와 방크가세 2번지인 쇤보른바티아니궁전 그리고 왕립도서관 앞의 요제프광장 6번지 팔피궁전에서도 연주했다. 각 궁전 안팎에는 ‘모차르트가 연주한 장소’라는 명패가 붙어 있다.실력이 대단하다는 소문이 황실에까지 퍼진 덕에 나중에는 모차르트는 물론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 누나 난네를까지 쇤브룬궁전에 들어가 황실 가족 앞에서 음악을 연주했다.■독일기사단궁전암호프광장 한가운데 벤치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즐기며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2악장 ‘엘비라 마디간’에 빠져든다. 광장의 분위기와 1967년 스웨덴의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이었던 음악의 낭만적인 음률이 정말 조화롭다는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감돈다.암호프광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빈의 중심지인 그라벤거리와 콜마르크트거리가 나타난다. 이 중 그라벤거리를 따라 걸어 성슈테판대성당 쪽으로 향한다. 대성당에서 맞은편 골목, 즉 싱거슈트라세로 들어간다. 목표는 싱거슈트라세 7번지 건물이다. 건물의 이름은 도이치오던하우스, 즉 독일기사단궁전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독일기사단 단장이 관할하는 독일수도원교회와 독일기사단 보물관이 있다.모차르트는 스물다섯 살인 1781년 뮌헨에서 오페라를 공연한 뒤 잘츠부르크의 1인자인 히에로니무스 콜로레도 대공‧대주교에게서 빈으로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 그가 달려간 곳은 대주교가 빈에 갈 때마다 숙소로 삼던 싱거슈트라세 7번지였다.성인이 된 모차르트는 재정적, 정치적 위기에 빠진 잘츠부르크의 개혁을 추진하던 콜로레도와 사이가 나빠졌다. 그는 궁정악단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었지만 콜로레도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모차르트는 독일기사단궁전에서 콜로레도와 설전을 벌이다 잘츠부르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화가 난 콜로레도는 마음대로 하라며 그를 내쫓고 말았다.자료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엉덩이를 걷어차여’ 쫓겨났다고 한다. 그것이 ‘쫓겨났다’는 말의 상징적 표현인지, 정말 ‘엉덩이를 걷어차여’ 쫓겨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아들에게 ‘대주교에게 용서를 구하고 고향에 돌아오라’고 간청했지만 모차르트는 이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길을 걷기로 했다. 그는 속박에서 풀려나 원하던 ‘자유’를 얻게 됐다. 이 장면에서 가장 어울리는 음악은 모차르트가 18세 때 잘츠부르크에서 작곡했으며 영화 ‘아마데우스’에 등장하는 ‘교향곡 25번’ 1악장이다. 이 곡을 들으며 독일기사단궁전을 보노라면 의기양양한 모차르트가 콧노래에 발장단을 맞춰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오늘날 독일수도원교회인 독일기사단궁전에서는 모차르트 연주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문이 늘 열려 있어 누구나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교회도 개방되기 때문에 둘러볼 수 있다. 궁전 입구 쪽 벽에는 ‘모차르트가 1781년 3월 18일부터 5월 2일까지 이곳에 살았다’는 명패가 붙어 있다.■빈의 첫 하숙집독일기사단궁전에서 나와 다시 그라벤거리로 돌아간다. 17세기 빈을 강타했던 역병이 사라진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성모 마리아에게 바친 기둥인 페스트조일레가 나타나고, 기둥 왼쪽으로 난 짧은 골목길 끝에는 작은 교회가 하나 보인다. 빈에서 가장 오래된 성소 중 하나인 장크트페터교회다.교회 뒤쪽은 ‘우유 거리’라는 뜻인 밀히가세인데, 독일기사단궁전에서 쫓겨난 모차르트가 곧바로 찾아간 곳은 밀히가세 1번지 저택이었다. 그가 이곳으로 간 것은 집주인이 잘 알던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집주인은 남편을 잃고 만하임에서 빈으로 이사를 가 혼자 네 딸을 키우던 체칠리아 베버였다. 모차르트는 여러 해 전 만하임에 연주여행을 갔을 때 베버 가족을 만나 이미 알던 사이였다.모차르트는 이 집에서 1781년 5~9월 다섯 달 동안 머물렀다. 저택 벽에는 ‘모차르트가 1781년 이 집에 살면서 오페라 ‘후궁 탈출’을 작곡했다’는 내용을 새긴 명판이 붙어 있다. 모차르트에 대해 잘 알거나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은 일부러 이곳을 찾아가 기념사진을 찍는다.스물다섯 살이었던 모차르트는 그 짧은 기간에 당시 열아홉 살이던 체칠리아 부인의 둘째딸 콘스탄체와 사랑에 빠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체칠리아 부인은 모차르트를 집에서 쫓아냈다. 모차르트가 과거 만하임에서 큰딸과 결혼하겠다고 난리를 친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는 아직 제대로 돈을 못 버는 처지여서 딸을 먹여 살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됐고, 염문이 퍼지면 딸이 혼처를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기도 했다.체칠리아 부인의 등쌀에 못 이긴 모차르트는 그라벤거리 17번지 집의 3층으로 이사를 갔다. 새로 옮긴 하숙집은 그라벤거리에 있는 분수 요제프브루넨 맞은편이었는데, 밀히가세 1번지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였다. 지금 이집은 상점으로 변했다.모차르트는 그라벤거리 17번지 집에서 살면서 첫 오페라 ‘후궁 탈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1782년 7월 16일 부르크극장에서 초연돼 대성공을 거뒀고, 모차르트는 단번에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체칠리아 부인의 반응이 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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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상선암, 비만 땐 더 생기고 <br />저체중 땐 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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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암, 비만 땐 더 생기고
    저체중 땐 덜 생긴다”

    안수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비인후과 과장은 그동안 1500례 이상의 갑상선암 수술을 집도했다. 지난 2010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개원 이래 매년 100례 이상의 수술을 시행해 왔다. 한번은 수술방에서 마취과 과장이 “갑상선암 환자들은 왜 이렇게 비만인 경우가 많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안 과장이 갑상선암과 비만과의 연관성을 연구하게 된 시발점이었다.■비만, 갑상선암 발병에 영향 준다비만과 갑상선암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안 과장은 대규모 연구에 착수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40세 이상의 갑상선암 환자 4977명과 갑상선암 환자가 아닌 대조군 1만 9908명을 비교 분석했다. 이전에는 1000명 미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들이 대부분이었다.연구 결과 BMI(체질량지수) 수치를 기준으로 갑상선암 발병률이 저체중(BMI 18.5 미만)인 경우 0.75배, 과체중(BMI 23~25)인 경우 1.08배, 경도 비만 (BMI 25~30)인 경우 1.13배, 고도 비만 (BMI 30 이상)인 경우 1.2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비만인 경우 갑상선암이 더 잘 생기고, 저체중인 경우에는 덜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국내 빅데이터를 이용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급격한 체중 증가가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BMI 25 미만이던 사람이 4년 안에 BMI 25 이상으로 비만해지면 갑상선암 발병률이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BMI 25 이상의 비만이던 사람이 4년 내에 체중이 줄어 25 미만으로 감소한 경우에는 계속 비만이던 사람보다 갑상선암 발병률은 11% 감소했다.그동안 갑상선암의 주요 원인으로는 방사선 조사나 유전에 의한 유전자 이상, 식이, 당뇨, 여성호르몬 등이 꼽혔다. 그런데 일련의 연구 결과 의외로 비만 또한 갑상선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안 과장은 “비만은 대장암과 유방암 등을 일으킨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갑상선암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비교 연구 결과 비만인 경우 갑상선암이 더 잘 생기고, 저체중인 경우에는 덜 생기는 것으로 확인돼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한 바 있다. 급격한 체중 증가도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비만은 어떻게 갑상선암의 발병률을 증가시킬까. 비만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 생성을 증가시킨다. 그 외 각종 사이토카인과 관련된 만성염증, DNA를 손상시키는 스트레스의 증가 등으로 갑상선 세포의 변화를 촉진시킨다.따라서 비만 관리는 다른 질병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예방에도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갑상선암 진료 가이드라인한때 갑상선암 과잉 진단 및 과잉 치료 논란이 있었다. 그 결과 진단과 치료 경향이 많이 수정됐다.2023년 대한갑상선학회 갑상선 결절 진료 권고안에 따르면 갑상선 결절의 초음파 모양에 따라 암 가능성을 ‘높은 의심’ ‘중간 의심’ ‘낮은 의심’ ‘양성’으로 분류한다. 높은 의심인 경우는 결절이 1cm보다 클 때, 중간 의심은 1~1.5cm, 낮은 의심은 2cm보다 클 때 미세침 세포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높은 의심’의 결절이라 하더라도 림프절 전이, 명백한 주변 구조물로의 침범(기도, 목소리 신경, 혈관 등),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확인된 경우는 크기와 무관하게 세포검사를 시행한다. 또 갑상선 수질암이 의심되는 등의 불량한 예후 인자가 발견될 때에도 세포 검사를 진행한다.갑상선암을 진단받았다면 치료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된다. 미국 갑상선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갑상선 분화암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4cm보다 크거나, 주변 중요 구조물로의 침범이 있거나, 전이가 있으면 갑상선전절제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권한다. 종양의 크기가 1~4 cm이면서, 주변 구조물 침범이 없고, 전이가 없으면 부분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고, 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하지 않는다. 종양의 크기가 1cm보다 작고 전이가 없는 저위험군인 경우는 부분절제술을 하거나 능동적 감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능동적 감시란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초음파 관찰을 하면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그때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다.■흉터 최소화, 수술 이후 관리갑상선암 수술은 목에 절개선을 넣기 때문에 흉터가 남는다. 특히 여성의 경우 흉터에 민감한데, 흉터를 최대한 작게 하고 있지만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다.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내시경이나 로봇을 이용하여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실리콘 젤 테이프나 연고를 사용하기도 하며 두껍게 흉터가 남은 경우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레이저 치료를 받기도 한다. 색소 침착을 예방하기 위해 몇 개월간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수술 후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 즉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는 경우 치료하기 2주 전부터 저요오드 식이가 필요하다. 이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침으로 이 기간만 저요오드 식이를 하면 된다. 평소에는 저요오드 식이를 할 필요가 없다.안 과장은 “수술 후 6개월~1년마다 추적 관찰을 하는데도 굉장히 불안해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재발률이 매우 낮고, 재발되더라도 치료가 잘 되므로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완치율이 높다고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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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보다 뜨거운 밤, <br />전포에서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br />백골뱅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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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보다 뜨거운 밤,
    전포에서 발견한 나만 알고 싶은
    백골뱅이 맛집

    오랜 기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디며 술자리 문화도 변했다. "부어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라는 응원가를 외치며 음주를 권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좋아하는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요즘의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술 한 잔도 맛있게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술을 맛있게 먹으려면 술도 술이지만 곁들일 안주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골뱅이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오래전부터 술꾼들이 사랑해 온 안주다. 전 세계 생산량의 9할을 우리가 소비한다고 하니 말 다 했다.우리가 흔히 통조림으로 접하는 골뱅이는 큰구슬우렁이다. 서해와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지만 수요를 맞추지 못해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칠레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통조림 특유의 맛이 있어 골뱅이를 꺼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위치한 '다섯시반'(대표 우성훈·차민부)은 백골뱅이로 만든 안주를 내놓는 요리 주점이다. 이곳은 경북 울진에서 이틀에 한 번 경매에 참여해 직접 물건을 떼온다. 물건이 없다면 강원도 태백에서 공수한다. 물건이 신선하니 골뱅이가 부담스러운 사람도, 입문하고 싶은 사람도 여기만 한 곳이 없다. 골뱅이는 동해가 주 생산지로 그중에서도 울진이 최상급이라고 한다. 차민부 대표는 "좋은 골뱅이를 판단하는 방법은 내장"이라며 "삶았을 때 내장이 살에 붙어 나오면 신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곳은 경북 울진과 강원도 태백에서 공수한 자연산 백골뱅이로 만든 탕과 숙회, 무침이 시그니처 메뉴다. 백골뱅이탕은 전골냄비에 맑은 국물과 어묵, 무, 고추,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백골뱅이는 주방에서 삶은 후 냄비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 먹는 방법도 간단하다. 포크로 백골뱅이를 찍어 눌러 껍질 모양을 따라 나선형으로 돌돌돌돌 돌리면 된다. 마침내 뽀얀 자태를 드러낸 백골뱅이. 성인 여자 주먹 크기에 입이 떡 벌어진다. 백골뱅이를 초장에 찍어 입에 넣자 쫄깃하면서도 야들야들한 식감에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참을 먹었을까. 국물만 남았다. 이대로는 아쉬워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다. 백골뱅이를 우려낸 시원한 국물과 탱글탱글한 면의 조합은 배가 불러도 참을 수 없는 맛이다.벡골뱅이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숙회를 추천한다. 둥그런 접시를 따라 플레이팅 된 백골뱅이와 초록색 미나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숙회는 주방에서 미리 손질해서 주니 껍질 까기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메뉴다. 잘 삶긴 백골뱅이를 마늘·참기름 소스에 찍어 먹으면 탕에서 먹었던 백골뱅이와는 또 다른 맛이다. 내장을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미김도 함께 제공한다. 내장을 조미김에 올려 미나리와 함께 초장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니 별미다.백골뱅이뿐만 아니라 다른 메뉴도 먹음직스럽다. 그중에서도 육회와 새우부추전이 인기다. 육회는 잘게 깍둑 썬 배를 깐 다음 육회를 올리고 쪽파와 계란 노른자로 장식했다. 동그란 모양이 케이크를 연상케한다. 3월이 생일은 아니지만 재미 삼아 후~ 불어보기도 한다. 육회는 국내산 홍두깨살을 사용해 부드럽고 경북 청도식 양념으로 무쳐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달짝지근해 호불호가 없다. 또 다른 메뉴인 새우부추전은 작은 크기로 부쳐내 먹기가 좋다. 부추천을 한입 베어 물자 오동통한 새우가 입안에서 팡 터진다.사이드 메뉴도 눈여겨 보자. 그중 된장 술밥은 다섯시반을 방문했다면 꼭 먹어야 할 메뉴다. 차 대표는 "백골뱅이와 된장 술밥을 함께 시키는 분들이 많다"며 "사이드 메뉴에 있지만 술이 술술 들어가는 저희 가게의 히든 메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뚝배기에 밥을 담아 차돌박이 된장과 함께 끓여낸 메뉴로, 매콤 칼칼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모름지기 탄수화물이 들어가줘야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맛있는 안주에 술을 빼놓을 순 없다. 맥주, 소주도 잘 어울리지만 가볍게 한 잔만 걸치고 싶다면 역시 하이볼이다. 아이엠더문, 막시모, 혼 하이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음료수 같은 느낌을 원한다면 자몽을 베이스로 한 아이엠더문, 좀 더 진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막시모나 혼을 추천한다.전포에 위치한 다섯시반은 오래된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살려 힙하게 공간을 조성했다. MZ부터 나이 있는 어른들까지 찾기 좋다. '노을이 지는 시간 다섯시 반'이라는 콘셉트를 구축해 벽면에는 다섯시 반을 의미하는 시계 그림을, 정면으로 보이는 외벽에는 노을이 지는 간판을 달았다. 심지어 오픈 시간도 다섯시 반이다. 다섯시 반에 진심인 이곳, 내부도 달 모양 조명으로 꾸몄다. 매장에는 바 테이블, 작은 테이블 여럿과 큰 테이블이 있어 혼술족도 소규모 모임도 가능하다. 특히 루프탑은 최대 4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야유회나 단체 모임으로도 좋다. 양도 푸짐해 2차보다는 1차로 방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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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빛 축제’ 즐기고, <br />상큼한 숲정원 만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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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빛 축제’ 즐기고,
    상큼한 숲정원 만끽하고

    경북 경주시 여행의 핫스폿인 황리단길에서 경주시청이 추천하는 향토음식 별채반에 찰보리빵까지 즐겼지만 밖으로 나갈 엄두는 나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이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첨성대, 그리고 동궁과 월지를 바라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힌다.그나마 조금 덜 더운 오전 일찍 두 곳은 물론 불국사까지 둘러보았길 망정이지 오후에 돌아다닐 계획을 잡았더라면 낭패를 당할 뻔했다. 오후에는 에어컨을 즐길 수 있는 실내공간을 돌아보고, 나무가 우거진 숲 그늘에서 편안히 쉬어가기로 했다. ‘경주에서 여름 나기’ 여행이다.■경주엑스포대공원처음에는 어린이만 좋아하는 공간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곳곳을 둘러보면서 마음은 조금씩 바뀌었다. 화려한 ‘빛 축제’인 미디어아트는 물론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독특한 미술관, 그리고 자연사박물관까지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장소였다. 각 건축물 사이에는 계림지 해먹공원, 화랑숲과 비밀의 정원, 아평지 등 숲과 연못이 설치돼 다양한 전시물과 체험을 즐기다 잠시 쉬기에도 제격이다.뜨거운 햇빛을 피해 먼저 달려간 곳은 계림지 해먹공원이다. 이름 그대로 해먹은 물론 벤치가 대거 설치돼 편안히 앉아서, 또는 누워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아 보인다. 평소 즐기기 힘든 해먹에도 올라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본다. 걸어 다닐 때는 몰랐는데, 해먹에 누워 있으려니 제법 선선한 바람이 몸을 이리저리 간질인다.해먹공원에서 졸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향한 곳은 실내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는 경주엑스포기념관 ‘살롱헤리티지’다.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은 민화에 나오는 동물을 증강현실(AR) 등 디지털로 만날 수 있는 ‘상상 동물원’이다. 벽과 바닥에는 빛을 이용한 민화 속 동물이 등장하는데, 손이나 발로 건드리면 반응을 보인다. 종이에 그림을 그려 스캐너에 집어넣으면 정면 벽에 영상으로 등장한다. 여러 사람이 올린 동물 그림은 퍼레이드라도 벌이는 듯 반복적으로 벽을 오간다. “내가 그린 그림이 지나가”라고 외치는 어린이의 얼굴에는 반갑다는 표정과 신기하다는 표정이 교차한다.‘살롱헤리티’에서 나가면 바로 인근에 ‘찬란한 빛의 신라’라는 주제로 더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보여주는 ‘천마의 궁전’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미디어아트는 첨성대 안으로 들어가는 형상을 상징한다는 LED 조명 조형물이다. 아무리 봐도 이걸 왜 첨성대라고 하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5분간 다양한 색으로 변화하는 조형물을 지나는 기분은 흥미롭다.신라시대의 대표적 유물인 천마총 금관, 녹유귀면기와, 금동물고기를 구현한 미디어아트가 다음 차례다. 손이나 발로 건드리면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는 공간이어서 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가장 인상적인 곳은 ‘시간을 기록하다-삼국사기, 삼국유사’라는 제목의 방이다. 화려하기가 이를 데 없는 데다 꽤 신기한 인터랙티브 공간이어서 여기도 만져보고 저기도 만져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울의 방’인 ‘연꽃’도 화려하기는 ‘시간을…’에 뒤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연꽃무늬가 사방을 에워싼 거울에 새겨져 어디가 입구인지 출구인지, 어디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별하기 힘들다.‘천마의 궁전’에서 나와 오르막 숲길을 따라 걸어 ‘솔거미술관’으로 향한다. 뜨거운 태양만 아니라면 인근에 있는 ‘시간의 정원’과 ‘아사달조각공원’도 둘러볼 만하지만 무더위를 무릅쓰기는 쉽지 않아 이날만큼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솔거미술관’은 유명 건축가 승효상 씨의 작품이다. 마침 ‘현지우현’이라는 주제로 이응노 화백과 박대성 화백의 교류전이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색적인 그림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사실 많은 관람객이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최고 인기의 포토존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전시실에 설치된 큰 통유리 밖으로 보이는 아평지 풍경이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설명하면 관람객 중 상당수는 이 통유리 앞에서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다. 직접 가서 풍경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어봐야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다.■경북천년숲정원경주엑스포대공원 실내공간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바람을 즐겼으니 이제는 야외에서 선선하게 숲 바람을 느낄 시간이다. 지난해 4월 개장한 ‘경북도 1호 지방 정원’ 경북천년숲정원이 목적지다. 이곳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다양한 글을 읽어보니 평가가 엇갈렸다. ‘더운 여름에는 가지 말라’는 글이 있는가 하면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지내기 딱’이라는 반대 글도 있었다. 어느 게 맞는지 알려면 현장에 가 봐야 한다.기자가 내리는 결론은 ‘후자가 맞다’는 것이다. 경북천년숲정원은 시원하고 청량하고 깔끔하고 상쾌한 공간이었다. 그늘이 없는 공간은 무덥기 짝이 없지만 상당 부분을 덮은 커다란 나무 숲 그늘 아래에서 쉬거나 걸어보니 이보다 좋은 여름 피서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경북천년숲정원 입구에서는 햇빛 가리개용 종이 모자를 무료로 나눠준다. 공짜로 구한 모자를 쓰고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사람들이 보인다. 다리 아래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개울 위에 통나무로 만든 외나무다리가 있다. 외나무다리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면 시원한 풍경을 담을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셔터를 누른다.개울 양쪽은 키 큰 나무가 우거진 산책로다. 위쪽은 목련길, 아래쪽은 무궁화길이다. 산책로에 설치된 벤치에는 사람들이 앉아 무더위를 피하는 중이다. 그곳으로 내려가 보니 햇살이 거의 들지 않아 상당히 시원하다. 왜 여기에 몰려 한참이나 앉아 쉬는지 이유를 알 만했다.다리를 건너 직선으로 걸어가면 활엽수가 우거진 산책로가 보인다. 모자를 쓴 인부들이 자전거를 타고 산책로를 지나간다. 이제 네댓 살로 보이는 어린이는 혼자 킥보드를 밀며 신나게 바람을 가른다.활엽수 산책로는 돌아나올 때 걷기로 하고 일단 개울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 환한 미소를 짓는 수막새를 모티브로 한 ‘천년의 미소원’을 지나니 다시 짙은 숲길이 나온다. 숲길 끝부분 담장 너머는 푸른 벼가 자라는 논이다. 숲길 끝에는 햇빛을 가리는 차양막이 설치되고 잎이 무성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벤치가 보인다. 이곳에 누워 낮잠을 즐기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벤치마저 지나 다시 숲길을 걷다 보면 방금 본 활엽수 산책로가 길게 뻗어 있다. 숲길 사이 벤치에 앉아 산책로를 바라보며 한참 멍때리기에 들어간다. 지나다니는 사람은 드물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이름 모를 새 울음소리뿐이다.아까 킥보드를 타고 지나갔던 어린이가 다시 산책로에 나타났다. 이번에는 지쳤는지 킥보드를 끌고 가다 한참이나 서 있더니 다리 앞에서 부모를 발견하고는 다시 킥보드를 신나게 밀어젖힌다.정원 한쪽 구석에 화사하게 핀 보라색 버들마편초 꽃이 희미한 바람에 산들거린다. 뜨거운 태양에 지쳤는지 꽃도 고개를 약간 숙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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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라이프

    국제안무가 캠프 3년 만의 성과…
    무용으로 부산-칸 잇는다

    “지난해는 한국에 와서 처음 공연을 하면서 한국을 새롭게 발견했다면, 올해는 댄서들, 즉 무용 예술가에 대한 발견이 있었습니다. 다음 여정은 한국, 부산에서 만난 무용수들을 제 고향 프랑스 칸으로 데려가서 우리 무용단과 함께 공연하는 일입니다. 프랑스와 한국, 부산과 칸이 부산이 영화뿐 아니라 무용예술로 연대와 협력을 꽃피우고 싶습니다.”(에르베쿠비무용단 대표 겸 안무가 에르베 쿠비)“부산과 칸 협력 프로젝트가 비로소 가동되는 것이죠. 쿠비가 조심스러운 마음에 굉장히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번 쇼케이스 작품은 이미 내년 칸 댄스 페스티벌에 초청받았습니다. 이번에 작업한 몇몇은 정단원 제안을 받을 것 같고요. 이런 게 바로 부산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창작·유통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습니다.”(부산국제무용제 신은주 운영위원장)아직은 모든 게 ‘진행 중’이지만 부산국제안무가캠프 개최 3년 만에 이룬 놀라운 성과라 할 만했다. 지난해 부산국제무용제(BIDF) 전막 초청작으로 영화의전당에서 아시아 초연한 에르베쿠비무용단의 ‘낮이 밤에 빚진 것’ 공연을 볼 때만 해도 “대단한 작품을 부산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고만 생각했는데, 올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사)부산국제무용제조직위원회는 에르베쿠비무용단의 대표이자 세계적인 명성의 안무가 에르베 쿠비를 부산으로 초청해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제3회 BIDF 부산국제안무가 캠프를 진행했다. 쿠비는 마스터안무가로, 같은 무용단의 조안무가 훼쌀 함락, 무용수 압델가니 훼랃지와 마마정김이 지도위원으로 수고했다. 창·제작 요청을 칸시(市)로부터 받으면서, 서울이 아닌 부산(BIDF)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부산 공연이 인연이 됐다.31명의 지원자 중 최종 선발된 14명의 남녀 무용수는 쿠비가 이끄는 2주간의 캠프를 통해 안무법에 대한 마스터클래스와 안무 창작품 제작 과정에 참가는 특별한 경험을 쌓았다. 14명 중 절반이 부산 출신이고, 나머지는 서울 대구 등 전국에서 선발했다.지난 16일 오후 부산시민회관 4층 연습실에서 열린 쇼케이스 공연은 이번 캠프를 마무리하는 결과물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이날 쿠비는 에르베쿠비무용단의 최신작 ‘솔 인빅투스(Sol Invictus, 무적의 태양신)’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조한 ‘솔 인빅투스의 불빛’이라는 10여 분짜리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는 주한프랑스대사관 루도빅 기요 문화교육과학참사관, 현대무용가 박은화 부산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비보잉이 가미된 현대무용 공연은 짧았지만 감동적이었다. 박 교수는 “짧은 시간 완성된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기에 놀라웠다”며 “댄서들이 움직이는 매 순간이 불꽃 같았고, 몇몇 제자를 포함해 모든 댄서가 행복하게 춤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무용수로 참가한 황예인은 “쿠비 안무는 섬세함이 남달랐다”면서 “관객이 보는 옆모습까지 신경 쓰고, 연습 때도 무용수마다 일일이 찾아와 코멘트 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백서현은 “함께 춤추고, 즐겁게 춤추라고 늘 강조한 쿠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고 말했고, 유예리는 “지금까지 군무를 많이 춰 봤지만 2주간 워크숍을 통해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한기태는 “춤의 틀을 깨는 계기가 됐으며, 이런 교류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쿠비는 “한국 댄서들은 표현력이 참 좋은 편이다. 부족한 점도 없진 않지만, 굉장히 빨리 배우고 익히면서 부족한 점을 지워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소 1년에서 2~3년이면 훨씬 좋은 댄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기에 우리 무용단의 정단원으로 캐스팅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베쿠비무용단은 다국적 무용단으로 유명하다. 현재 30여 명의 단원이 있는데 20여 국적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인 단원도 2명이 있었다.신 운영위원장은 “이런 기회를 통해 한국, 특히 부산에서 세계적인 무용가의 지도를 받고, 작품 제작 과정에 함께하고, 더 나아가 유럽 현지 무대에 함께 설 기회를 얻거나 단원으로 스카우트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며 선배 무용가로서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부산의 재능 있는 예술 인재를 발굴해 국제 무대와 연결하고, 동시에 작품 제작과 유통의 매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한편 기요 참사관은 “무용 교류와 별개로 오는 9월 부산(홍티아트센터)에서 부산시와 칸시가 협력한 프랑스 아티스트 레지던시가 3개월간 문을 연다”면서 “부산과 칸의 문화협력이 앞으로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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