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김지운 감독, BIFF 영화학교 교장 됐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샤넬과 함께 개설하는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의 올해 교수진이 확정됐다. 교장에는 김지운 감독이 위촉됐고, 매티 도 감독과 박정훈 촬영감독이 각각 연출 멘토와 촬영 멘토를 맡는다.교장 김지운 감독은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부터 시작해 ‘반칙왕’(2000), ‘장화, 홍련’(2003) 등 화제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칸, 토론토 등 해외 주요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았다. ‘악마를 보았다’(2010)로 국내외 영화제 수상 경력을 추가한 김 감독은 근작인 ‘거미집’(2023)으로 칸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현재 ‘홀(The Hole)’을 제작 중이다.연출 멘토 매티 도 감독은 라오스가 자랑하는 여성 감독이다. 데뷔작 ‘찬탈리’(2013)로 세계의 이목을 끌며 등장한 그녀는 ‘디어리스트 시스터’(2016)로 라오스 최초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에 출품됐다. 도 감독의 세 번째 장편 ‘긴 산책’(2019)은 베니스국제영화제와 BIFF에 초청된 데 이어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새로운시선 감독상을 수상했다.촬영 멘토 박정훈 촬영감독은 ‘취화선’(2002)으로 촬영 분야에 입문한 후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2), ‘설행_눈길을 걷다’(2015) 등 작가주의 영화에서 주로 활동했다.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악녀’(2017)로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받았으며, 부일영화상과 대종상영화제에서 촬영상을 받았다. 이후 ‘허스토리’(2017), ‘도어락’(2018), ‘프랑스 여자’(2019), ‘소리도 없이’(2019) 등의 작품을 촬영했다. 2020년과 2024년 BIFF CGK 촬영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아시아 영화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2005년 출범한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에는 올해 역대 최다인 40개국 625명이 지원했다. 최종 선발된 24명은 30회 BIFF 개막 열흘 전인 9월 7일부터 9월 26일까지 전문 교육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수료하며 단편영화를 제작한다. 제작된 영화 8편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다.
[잠깐 읽기] 평균과 욕망 사이… 역설을 품은 집단 ‘중산층’
평균과 욕망 사이, 역설을 품은 집단 ‘중산층’을 조명한 책이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중산층의 경제에 대한 논의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중산층의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해 하나의 경제 논리로 묶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산층은 ‘균등화중위소득이 중간값의 50~150% 사이에 위치한 이들’로 정의할 수 있는데, 어느 사회에서나 구성원의 50~70%를 차지하는 핵심 계층이다. 노영우 경제전문기자는 100여 명의 중산층을 직접 만나 그들이 들려준 삶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제 이론을 엮어 냈다. 특히 △욕망 △회색 △공정 △지대 △소비 △점유 △상속을 중산층 경제를 이해하는 일곱 가지 키워드로 제시한다. 중산층은 소득과 소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이 큰 집단이다. 희망적 미래 전망을 하는 중산층이 많아지면,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가 회복된다. 그러나 중산층이 미래를 어둡게 보고 소비를 줄인다면, 경기 회복의 길은 멀어진다. 즉, 중산층이 살아나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경제의 규칙을 바꾸는 것은 정치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중산층이 시장경제의 규칙을 바꾸고 이것이 실현되도록 감시하기 위해서는 정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산층 정치’가 활성화된다면, 세상을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중산층 경제학’은 현재 진행 중이다. 노영우 지음/매경출판/288쪽/2만 원.
[잠깐 읽기] 극단주의와 혐오를 몰아낼 대화법
2025년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이 무리에는 10대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줬다. 청소년층의 극단주의적 사상과 행동은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다. 10~20대 남성 사용자들이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혐오·차별 발언이 이제 낯설지 않다. 서울교육대 권정민 교수는 서부지법 폭동 다음 날 자신의 SNS에 ‘내 아들을 구출해 왔다’라는 글을 올려 청소년 극우화의 현실을 공론화했다. 교육 전문가로서 누구보다 아들을 잘 키웠다고 자부했는데, 순식간에 자기 아들이 극우 유튜브에 빠졌고 아들 주변 많은 남자아이들이 극우 사상을 신봉하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 권 교수의 글을 보고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며 어떻게 아들을 구출할지 묻는 요청이 쏟아졌다. 이 책은 간절한 문의에 대한 권 교수의 진심 어린 답변이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수익 창출을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빈번하게 노출하고 아이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내면화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혐오 발언이 나와도 관계가 망가질까,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싶어 제지하지 못한다. 저자는 청소년이 극우화되는 과정의 바탕에는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교육의 부재가 있다’고 말한다. ‘정답 맞히기 게임’에 불과한 현행 입시 중심 교육에선 생각할 겨를, 질문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며, 아이들은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능력을 상실했다. 현실적으로 유튜브를 금지할 수는 없으니, 아이들이 스스로 걸러낼 수 있는 필터, 즉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도덕적으로 올바른지, 사실 관계가 맞는지, 논리적 오류는 없는지 등을 아이가 헤아릴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권정민 지음/창비/124쪽/1만 3000원.
[이 주의 새 책] 바다가 삼킨 세계사 外
■바다가 삼킨 세계사 45년 이상 바다와 연구실을 오간 세계 최고의 수중고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데이비드 기빈스는 각 시대를 풍미한 12척의 난파선으로 3500년의 세계사를 집대성했다. 그는 16세에 이미 호수에 가라앉은 한 난파선에서 병을 발견해 고고학적 성취를 이뤄 냈고, 미지의 장소를 향한 탐사에 매료되었다. 데이비드 기빈스 지음·이승훈 옮김/다산초당/516쪽/2만 5000원. ■어른이 되려고 어른이 된 건 아니지만 세대를 달리한 두 작가는 어른에 대한 다른 두 시각을 담담하게 펼쳐냄으로 어른으로 살아가는데 우리가 겪는 성장통에서부터 성숙한 자세까지, 이 시대에 어른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때로는 삶의 나침반을, 때로는 삶의 진통제를 제시한다. 나인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는 편안한 휴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이근후·나인 지음/자유로운상상/328쪽/1만 9800원. ■법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배신하는가 법은 시민을 법에만 의존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만듦으로써 민주주의를 병들게 한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스스로를 통치하는 체제다. 그러나 법과 제도, 그리고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 가려 우리는 늘 그 사실을 망각한다. 우리 사회를 통치하는 진짜 주인은 시민이다. 법에 지나치게 의존해 그 사실을 잊는다. 신디 L. 스캐치 지음·김내훈 옮김/위즈덤하우스/300쪽/1만 9500원. ■사랑하게 된 거야, 너를 취업과 독립을 앞두고 안내견학교에서 처음 만난 강산이는 늠름한 자태와 남다른 덩치, 멋진 털을 가진 친구였다. 두 존재가 함께 웃고 울며 마음을 나누던, 무수한 추억의 시간을 담은 편지글이다. 시각장애인으로서 겪은 주변의 시선을 담담하게 고백하며, 무엇보다 선생님의 코와 귀에 새겨진 고유한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김성은 지음/청과수풀/276쪽/1만 7500원. ■세계 명화 잡학사전 통조림 89그루의 명화 이야기라는 나무로 이루어진 ‘숲’이자 89가지 기상천외하고, 은밀하고, 흥미진진한 명화 이야기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통조림’이다. 세계 명화도 ‘통·조·림’ 방식으로 읽으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진실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위대한 화가들은 그림에 무얼 숨겼을까. 드림프로젝트 글·김수경 옮김·이강훈 그림/사람과나무사이/558쪽/2만 8000원. ■내 옷장의 노래 전통 서정의 온기 위에 모더니즘적 파편미를 겹겹이 쌓아 올린 총 71편의 시. 한국전쟁의 상흔과 미국 이주, 학자로서의 사색적 여정을 바탕으로, “구름이 낙태한 빙하 쪼가리들”이나 “손가락 없는 돌고래의 손에서 노는 장난감”과 같은 충격적 이미지가 낯설면서도 생생한 언어유희로 되살아난다. 81세 시인의 첫 책이다.이매자 지음/문학세계사/192쪽/1만 2000원.
일본서 ‘괴물’ 제친 영화, ‘부일시네마’에서 만나요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일보> 독자를 극장으로 초대하는 ‘BNK부산은행과 함께하는 부일시네마’(이하 부일시네마)가 오는 29일 열다섯 번째 상영회를 개최한다. 부일시네마는 전문가가 엄선한 숨은 명작을 매달 함께 관람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행사다. 시즌2 세 번째 작품은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오키쿠와 세계’(2024)이다. ‘오키쿠와 세계’는 19세기 일본 에도 시대(1603~1868) 말기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다. 일본 정통 영화잡지 ‘키네마준보’에서 지난해 일본 영화 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제치고 1위로 꼽은 작품이다. 사카모토 준지는 일본 영화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1973년 도쿄에서 발생한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을 다룬 영화 ‘KT’(2002)로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바 있다. 그의 서른 번째 작품인 ‘오키쿠와 세계’는 하층민의 삶을 다룬 시대극으로, 총 9개 장으로 구성됐다. 빈민가에 사는 몰락한 사무라이 가문의 외동딸 오키쿠(쿠로키 하루), 공동주택을 돌며 세입자들의 인분을 사고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 야스케(이케마쓰 소스케)와 츄지(간 이치로)가 주인공이다. 세 청춘의 로맨스는 여느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특히 분뇨라는 소재가 로맨스와 전혀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수줍게 사랑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며 진정한 순수함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극 중 분뇨는 순환을 상징한다. 농업 사회에서 분뇨는 비료로 쓰이는 소중한 자원이다. 비료 덕에 비옥해진 땅에서 농작물이 나고, 사람이 먹은 농작물은 다시 분뇨가 된다. 이러한 자생과 순환은 관객으로 하여금 지속 가능한 미래와 순환 경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애초 ‘오키쿠와 세계’는 일본 영화계와 자연과학 연구진이 손잡고 자연과 환경에 대한 고민을 영화에 담아내는 ‘좋은 날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영화 속 실제 배설물을 묘사하는 장면은 관객에 따라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흑백으로 연출한 덕에 거부감이 심히 들지는 않는다. 사카모토 감독은 “사람들이 천시하는 분뇨 업자들이 (주변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유를 갈구하는 이야기여서 분뇨를 정면으로 다뤘다”고 밝혔다. 영화는 에도 시대 당시로선 신조어였던 ‘세계’라는 표현에도 주목한다. 사카모토 감독은 지난해 내한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만든 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다”며 “전 세계가 공동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세계란 말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키쿠와 세계’는 메시지에만 집중하는 영화가 아니다. 세 주인공의 순진무구한 사랑이 관람 포인트다. 절에서 글을 가르치는 오키쿠는 어느 날 결투에 휘말려 아버지와 목소리를 잃고, 야스케와 츄지는 글을 쓸 줄 모른다. 이러한 결점과 계층마저 초월한 사랑은 지극히 애절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오키쿠 역을 맡은 구로키 하루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2024년 영화잡지 ‘씨네21’에 박평식 평론가는 이 영화에 대해 “풍자와 해학이 질퍼덕질퍼덕”이라는 평과 함께 10점 만점에 7점을 부여했다. 한편 부일시네마에서 영화 상영이 끝나면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는 시간인 ‘커뮤니티 시네마’가 진행된다. 부일시네마 상영회는 오는 29일 오후 7시 부산 중구 신창동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산닷컴 내 문화 이벤트 공간인 ‘해피존플러스’(hzplus.busan.com)에 접속해 회원 가입을 한 뒤 응모하면 매달 50명을 추첨해 영화관람권(1인 2장)을 증정한다. 7월 이벤트 응모기간은 오는 22일까지이며, 당첨자는 23일 추첨으로 발표된다. BNK부산은행이 후원하는 부일시네마는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 7시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부일시네마 시즌2는 앞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딸에 대하여’(2024) △‘새벽의 모든’(2024) △‘낙엽귀근’(2020) △‘사랑은 낙엽을 타고’(2023) △‘행복한 라짜로’(2019) △‘크레센도’(2023) △‘타인의 삶’(2007) △‘너와 나’(2023) △‘퍼펙트 데이즈’(2024)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미묘함과 선명함, 찰진 리듬감' 아우른 우리의 보물 '사투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실검)가 ‘세상을 보는 창’으로 대접받던 시대, ‘쌔그럽다’라는 단어가 급상승 검색어 톱 10에 올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쌔그럽다’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개방형 사전인 우리말샘엔 ‘새그럽다’로 올라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뜻은 ‘시다’의 방언(경상, 충청). 이 단어가 실검에 등장한 건 그룹 엑소 멤버 백현이 자신의 SNS에 올린 “딸기빙수의 딸기가 좀 쌔그러웠어!”라는 글 때문으로, 백현도 “쌔그럽다 무슨 일이야 실검에 있어?”라며 재미있어하기도 했다. 부산을 포함해 영남권에서 주로 쓰이는 ‘새그럽다’는 단순히 시다나 시큼하다를 넘어서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거 왜 이렇게 신데?”보다 “이거 와 이리 새그러븐데?”가 좀 더 생생하게 와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예능프로에서 신맛이 강한 음료를 마신 출연자가 “아우 셔”라고 하자 부산 출신 안보현이 “너무 새그럽다”라고 말한 장면이 딱 그런 경우였다. <쓰잘데기 있는 사전>은 이처럼 표준어 사전엔 거의 없지만, 부산에서 널리 쓰이고 흔하게 들을 수 있는 ‘101가지 부산 사투리’를 집대성한 지역어 사전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투리라고 하면 드세거나 알아듣기 힘들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중부방언’이 표준어가 되면서 중부방언만을 ‘정답’으로 대접한 대중 매체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면도 적지 않다. 자연스럽게 부산을 포함한 ‘경상방언’은 투박하거나, 심지어 불량스럽기까지 한 언어로 취급당하기 일쑤였다. 때론 개그 소재처럼 희화화되고, 또 때론 조롱의 대상으로 왜곡되기도 했다. <쓰잘데기 있는 사전>은 이런 편견에 가려져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산 사투리의 다양한 쓰임새를 상황별로 정리하고 그 속에 담긴 부산의 정서를 발굴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사직야구장에서 상대 투수의 혼을 쏙 빼놓는 한 글자 사투리 ‘마’에 대해선 “속에 많은 의미가 있고, 짧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라거나 “주의를 환기하고 기합을 넣어 무언가를 ‘잘해 보자’라는 부산 사람들의 의지를 표현하는 힘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문디’를 두고는 비속어처럼 들리지만 사실 친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애정 표현으로 정의한다. 특히 손아랫사람에게는 혼을 내면서도 속으로는 아낀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역설적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밖에 단순히 장소만을 묻지 않고 관심, 꾸중, 감탄, 놀람까지 탑재한 단어 ‘어데’, 강한 동의를 표현할 때 찰진 리듬감으로 주고받는 부산식 추임새 ‘하모’, 덜렁대고 침착하지 못한 사람을 귀엽고 정겹게 이르는 ‘털파리’ 등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거나 투박하면서도 정이 담겨 슬쩍 입가를 올리게 만드는 단어를 차곡차곡 정리했다. 책은 국립부경대 교수로 있는 두 저자가 TBN 부산교통방송에서 2년 동안 진행한 사투리 소개 코너 ‘배아봅시데이’의 원고를 토대로 집필했다. 재미있는 건 두 저자가 각각 전북과 서울 출신으로 ‘오리지널 부산 사람’이 아니라는 점. 이들은 학교 측을 통해 “부산말을 배우며 이곳 사람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라며 “부산 사람들에게는 ‘우리 말’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외지인들에게는 부산을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책 제목의 ‘쓰잘데기’는 표준어로 ‘쓰잘머리’이다. 양민호 최민경 지음/호밀밭/320쪽/1만 7800원.
비키 아직 안 끝났어요! 19일까지 '웨스트 BIKY'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서부산권으로 무대를 넓혀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스무 살 성년으로 자라 20회 축제를 진행 중인 BIKY는 올해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중구 유라리광장, 모퉁이극장 등 기존의 활동 무대를 뛰어넘어 서부산권인 강서구와 사하구에서 열기를 잇고 있다. ‘웨스트 BIKY’로 이름 지은 서부산권 행사는 지난 15일 사하구청 제2청사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BIKY 오치훈 이사장과 이현정 집행위원장, 이갑준 사하구청장, 이재한 서부교육지원청교육장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BIKY 서부산 시대 개막을 축하했다. 오치훈 이사장은 “산업 시설이 밀집한 서부산권에 영화의 꽃도 함께 활짝 피길 기대한다”라며 서부산 여정에 동참해 준 대한제강, YK스틸 등 지역 기업과 행정기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현정 집행위원장은 “웨스트 BIKY는 단순한 공간의 확장을 넘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영화라는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문화예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웨스트 BIKY만의 별도 개막작으로 홍성은 감독의 신작 ‘차가운 것이 좋아’를 상영했다. ‘차가운 것이 좋아’는 좀비 시대의 끝자락, 좀비들이 인간의 탄압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할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좀비 소탕팀 계약직 공무원 나희와 알래스카로 피신하려는 은비의 여정을 버무려낸 코믹 장르물로 코로나 시기에 대한 은유이자 인권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력을 보여준다. 17일까지 사하구청 제2청사에서 첫발을 내디딘 웨스트 BIKY의 여정은 18~19일 다대포해변공원 1잔디광장, 그리고 마지막 날인 19일엔 롯데시네마 부산명지까지 열기를 잇는다. 이곳에선 올해 BIKY 개막작이었던 ‘우주소녀와 로봇’이 19일 오후 2시에 한 번 더 관객과 만난다. 이어 오후 5시 30분 폐막식이 예정돼 있다. 앞서 BIKY는 지난 13일 영화의전당에서 시상식을 갖고 새로운별빛상 등 각 부문 수상작을 발표했다.
BNK부산은행, 19일 'Play on Busan 청춘, 꿈을 담다' 공연
BNK부산은행이 지역 청년들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원도심에서 문화공연을 열기로 했다. BNK는 첫번째 공연으로 오는 19일 부산 중구 신창동 BNK아트시네마 내 BNK부산은행갤러리에서 싱어송라이터 르손(LeSon)과 그의 밴드를 초청해 공연을 갖는다. 공연명은 ‘Play on Busan 청춘, 꿈을 담다’이다. BNK아트시네마는 부산은행의 1호 지점인 신창동 지점에 만들어졌다. BNK는 앞으로도 두 달에 한 번씩 지역 내 인디밴드나 청년 예술가 등을 초청해 꿈과 희망을 주제로 하는 공연을 지원할 방침이다. BNK는 다음 번 공연은 BNK아트시네마 앞 주차장을 무대로 활용해 이같은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BNK는 이 갤러리에서 다양한 현대미술 전시회도 열고 있다. 전서아 작가의 개인전 'Friends(프렌즈) : 동행'전에 이어 성악가이자 화가인 스텔라 안의 두 번째 개인전 'I, ICH, 나'(7월 10~17일)가 진행됐다. 또 18일부터 25일까지 나도아트의 시니어 작가들이 참여하는 '지금, 그리고 그리고'전이 개최된다. 수채화, 색연필화, 아크릴화, 데생 등 다양한 매체로 삶의 조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작가 각자의 삶이 반영된 메시지와 상징들이 감상 포인트다.
성시경 이대호가 '찐' 반한 부산 맛집 세 곳! (feat. 웨이팅 필수)
‘맛잘알’ 성시경이 지난 8일, 10일 이틀에 걸쳐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시경의 먹을텐데’를 통해 부산 맛집 두 곳을 소개했다. 미식가인 그가 다녀간 식당은 어김없이 ‘웨이팅 지옥’이 되곤 해, 그를 원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에 소개된 식당 외에도 극찬한 부산 맛집을 찾아 <부산온나>에서 정리해 봤다. 성시경이 반한 부산의 맛은 어디일까? ■ 이대호 맛집 ‘금손 1983’ 성시경은 전 야구선수 이대호의 추천으로 요리주점 ‘금손 1983’을 찾았다. 이대호의 단골집인데 닭 부위별 맡김차림(오마카세)을 즐길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철학을 지닌 금손 1983의 대표는 오마카세 대신 ‘맡김 차림’이라는 우리말을 사용하며, 하이볼도 전통주로 만들어 손님에게 내놓는다. 맡김 차림은 구운 아보카도와 단새우, 안심, 다리, 목살, 무릎 연골 등 다양한 부위의 닭구이와 식사까지 포함된 코스로 2만 9000원에 즐길 수 있다. 이대호는 닭 안심구이를 처음 맛보고 “약간 덜 익은 듯한 비주얼이었지만, 촉촉하고 부드러워 깜짝 놀랐다”고 평했다. 가장 큰 매력은 모든 음식을 한국 술과 조화롭게 마실 수 있다는 점. 이대호는 “하이볼은 여기서만 마신다”며 우리나라 진으로 만든 ‘금손 하이볼’을 꼭 마셔보라고 추천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매주 화요일은 휴무. 가격 금손 맡김차림 1인 2만 9000원, 안주 맡김차림 1인 1만 1000원, 금손하이볼 1만 원 주소 부산 수영구 수영로680번길 54 ■‘서울 촌놈’이 감탄한 ‘중앙곰탕’ 전날 이대호와 술을 한잔했던 성시경이 해장을 위해 찾은 곳은 중앙동의 노포 맛집 중앙곰탕.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이곳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간판부터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진짜 맛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소머리 전문점으로 한우만을 사용한다. 대표 메뉴는 ‘양수백(양 수육 백반)’. 성시경도 이날 양수백을 주문했다. 일반 수백에 소 위와 양고기가 더해진 메뉴로, 내장류를 좋아한다면 양수백을, 그렇지 않다면 기본 수백을 추천한다. 국물은 뽀얗고 진하며, 간이 이미 되어 있어 따로 간을 할 필요 없다. 취향에 따라 후추만 살짝 뿌리면 충분하다. 수육은 부드럽고 담백하며,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완벽하다. 성시경은 “소주를 부르는 맛”이라며 “부산역 근처에 있으니 서울 촌놈들이 와서 꼭 먹어보길 바란다”고 극찬했다. 유튜브에 소개한 식당 중 최고 점수를 줬을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다. 점수는 무려 96~97점. 최근에 소개된 만큼 웨이팅은 극악 수준. 평일 점심시간엔 인근 직장인들로 북적이니 방문한다면 시간을 피해 가는 게 좋다. 가격 수백·양수백 1만 5000원, 수육 대 5만 원, 곰탕 1만 원 주소 부산 중구 충장대로9번길 9 동영빌딩지하 ■ 한 점의 미학 ‘해진아나고’ 성시경이 지난해 8월 싸이의 ‘흠뻑쇼’에 게스트로 참여한 후 지인 추천으로 방문했다는 붕장어 전문점 ‘해진아나고’. 사시미(생선회)와 구이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왕발이가 인기 메뉴다. 왕발이는 시가로 책정되며 성시경은 5인에 30만 원을 지불했다. 손님이 원하는 예산을 말하면 그에 맞춰 적당한 크기의 붕장어를 추천한다.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주인이 직접 오늘 먹을 붕장어를 보여주는데, 압도적 크기에 먼저 놀란다. 붕장어 몸통은 구이로, 꼬리 부분은 사시미로 제공된다. 특히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사시미는 광어 지느러미와 뱃살의 중간쯤 되는 식감으로, 적당히 기름지고 고소하며 감칠맛이 뛰어나다는 평. 초장보다는 고추냉이(와사비) 간장에 혹은 이곳 특제 와인 소금에 찍어 먹는 것이 별미다. 붕장어는 크기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는데, 클수록 더 맛있다고 한다. 스테이크처럼 두툼하게 썰어낸 붕장어를 구워 먹으면 말이 필요 없는 맛! 직접 구워주기 때문에 편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식사 마무리는 진하고 깊은 맛의 장어탕과 칼칼한 매운탕으로 완성된다. 해진아나고는 당일 예약제로 오후 2시부터 전화로만 선착순으로 받는다. 원래도 유명한 곳이었지만 유튜브 소개 뒤에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졌다고. 또한 왕발이는 값이 꽤 나가기에 살짝 플렉스해도 괜찮은 날, 지갑 열 준비하고 방문하길! 가격 왕발이 시가, 아나고사시미 대 9만 원 소 7만 원, 아나고구이 1인 1만 6000원(3인분부터 가능), 주소 부산 수영구 광서로10번길 47 #부산맛집 #부산온나 #성시경
꽁꽁 언 부산 부동산, 4년 만에 ‘돌풍’ 조짐
"헌법 정비할 때"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개헌 언급
주말 부울경 최대 300mm 이상 많은 비… 내주 폭염·열대야 재개
PM(개인형 이동 장치)에 몸살 앓는 거리… 관리 업체는 ‘뒷짐’만
강선우·이진숙 사태 확전… 야 “청문보고서 채택 전면 보류”
[인터뷰] 정동만 "내년 지방선거 새로운 인물 채워 민심 다시 얻겠다”
새 정부 출범 변수, BNK금융그룹 수장 거취에 영향 주나
모습 드러낸 ‘비정형 파사드’… 부산오페라하우스 내년 말 준공 향해 순항
다음 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시작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6곳, 지난해 고졸 채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