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수 부산교육감 당선 무효형 확정… 대법원 "3개 혐의 모두 유죄"(종합)
2022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포럼을 설립해 선거사무소처럼 운영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하 교육감은 취임 2년 5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2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교육자치법) 혐의로 기소된 하 교육감에 대해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 교육감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이 최종 확정될 경우 당선무효가 되는 교육자치법 규정에 따라 대법원 선고 직후 교육감 지위를 상실했다. 이날 대법원은 하 교육감과 검찰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하 교육감은 이날 오전 해운대구 자택에서 대법원 선고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 교육감은 선고 직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교육청 청사에서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었으나, 판결 소식을 접한 뒤 오후 4시 이후로 입장 표명을 연기했다.하 교육감은 2022년 치러진 6.1 지방선거를 약 1년 앞둔 2021년 6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포럼 ‘교육의힘’을 설립·운영하면서 교육감 선거전략 수집, 지지도 제고 등 선거사무소처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 교육감은 졸업 당시 학교 명칭이 ‘남해종합고등학교’와 ‘부산산업대학교’임에도 선거공보 등에 현재의 학교 명칭인 ‘남해제일고’와 ‘경성대’라고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와 모 협의회 대표에게 시가 8만 원 상당의 본인 저서 5권을 기부한 혐의도 적용됐다.대법원은 1·2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검찰의 하 교육감에 대한 기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날 선고에서 포럼 교육의힘은 하 교육감을 선고 단일 후보로 선출되도록 해 교육감 선거를 당선시키고자 하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한 유사 기관으로 인정되며, 그 목적 의사가 충분히 외부에 표시됐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학력 허위 사실 공표 혐의와 기부 행위도 유죄가 인정됐다. 공직선거법상 학교명 게재 방식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고, 예외가 인정된다고 볼 근거나 졸업 당시 학교와 변경 후 학교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유죄로 봤다. 대법원은 저서 기부 행위 역시 유죄로 봤다.재판부는 하 교육감과 함께 기소된 선거 캠프와 포럼 관계자 3명도 벌금 300만 원~500만 원으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총괄선거대책본부장 김 모 씨에 대해서만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한편, 하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이후 교원 단체는 입장을 잇따라 발표했다. 부산교사노조는 “부산교육감의 대법원 판결로 인한 리더십 공백이 학교 교육 현장의 혼란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부산교육청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년도 예산 운영 계획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하 전 교육감은 1심, 2심 연이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지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부산 학생, 교사, 시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尹 담화, 대통령실서 사전녹화한 뒤 방송 내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지난 나흘간의 '칩거'를 깨고 다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사과 담화를 발표한 후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청사를 포함한 외부 출입은 극도로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에 나섰다. 이번 담화는 용산 대통령실 내 접견실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앞선 3차례 담화는 기자실과 같은 층에 있는 브리핑룸에서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6분께 경호 차량을 대동한 채 한남동 관저를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했다. 이어 36분 후인 8시 57분께 다시 청사에서 나와 관저로 복귀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 행적에 대한 취재진 문의에 확인하지 않다가, 9시 25분께 '대통령 담화 영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방송사들에 안내하며 4차 담화 사실을 알렸다. 윤 대통령의 이날 담화는 언론에 몇 분 전 임박해서야 예고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로 나와 담화를 녹화하고 관저로 복귀했다. 대통령실은 전체 출입기자단에 9시 42분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 공식 자료를 제공했다. 주요 방송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는 9시 42분께 시작해 10시 11분께 종료했다.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인 '윤석열' 채널은 담화가 다 끝난 뒤 영상을 게시했다.
“계엄은 통치행위” ‘윤 담화’에 쑥대밭 된 국힘…탄핵안 표심 어디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라며 자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차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탄핵 찬성을 표명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민심 역주행’으로 해석되는 이날 담화는 이런 기류를 더 확산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 담화는)내란을 자백한 것”이라는 발언에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당론 찬성’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탄핵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이 ‘분당’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남발, 입법 폭주, 이재명 대표 방탄 행태 등을 장시간 비판하면서 이번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또 내란죄를 판단할 핵심 요소인 국회 무력화 시도와 관련해서도 “국회 기능을 마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헌법적 권한이자 통치행위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고, 내란 등 법 위반 요소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비상계엄 조치에 대한 국민 공분이 들끊고 있고, ‘즉시 퇴진’ 여론이 70%가 넘는 상황과는 극히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다.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라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절차로서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조속히 정리, 정지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당론으로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직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며 의원들의 소신에 따른 자율 투표를 요구하던 입장에서 ‘당론 찬성’으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한 대표는 또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하는 등 윤 대통령의 담화 이후 더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 친한계인 진종오 의원이 이날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당내 찬성파 의원은 6명으로 늘어났고, 당초 탄핵을 반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 결정은 당론으로 해야 한다. 당은 이런 국가적 사안 앞에서 하나여야 한다. 분열하면 안 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친윤계는 이날 한 대표가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런 입장을 전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반성이 아닌 자기 합리화다.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발언하자 “대표가 왜 그런 말을 하느냐”며 고성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우리 당 의원 누구도 비상계엄에 동조, 참여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우리 당 대표가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고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내란죄라고 대통령을 단정하는 건 좀 서두르는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생각하는 건 혼란사태 극복을 중지 모아서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자는 것”이라고 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2차 탄핵안을 두고 당론을 형성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찬성 의견이 늘어나면서 탄핵안 가결 가능성은 커졌지만, 당내 균열이 깊어지면서 그 후유증을 수습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는 내부 우려가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계엄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친윤계에게 ‘엄호’ 메시지를 전한 것 아니냐”며 “탄핵안이 가결되면 당이 ‘분당’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될 경우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어떤 것이 진짜 책임감 있는 일인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또 사태 수습을 위해 자신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에 대해 “지금 상황을 수습하고 해결하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고만 답했다.
尹 "비상계엄, 헌정질서·국헌 지키고 회복 위한 것"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와 폭거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 질서가 교란되어, 행정과 사법의 정상적인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거대 야당 민주당이 자신들의 비리를 수사하고 감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사들, 헌법기관인 감사원장을 탄핵하겠다고 했을 때 저는 이제 더 이상은 그냥 지켜볼 수만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저는 비상계엄령 발동을 생각하게 되었다. 거대 야당이 헌법상 권한을 남용하여 위헌적 조치들을 계속 반복했지만, 저는 헌법의 틀 내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기로 했다"며 "현재의 망국적 국정 마비 상황을 사회 교란으로 인한 행정 사법의 국가 기능 붕괴 상태로 판단하여 계엄령을 발동하되, 그 목적은 국민들에게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알려 이를 멈추도록 경고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으로서 발령한 이번 비상조치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고,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하여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지,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5년 임기 자리 지키기에만 매달려 국가와 국민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며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재건하기 위해 불의와 부정,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거에 맞서 싸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 충정만큼은 믿어달라"고 했다.
야당 “윤 대통령 담화, 현재 정신적 실체 확인”…“미치광이의 내란 자백”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내란 수괴의 강변”이라며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직 탄핵뿐 아니라 체포·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에선 “망상 장애와 편집증이 심한 이의 헛소리”라는 반응이 나왔다.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입장발표를 통해 “오전 담화로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재확인됐다”면서 “헌정 수호를 위해 헌법과 법률 위반하고 실패할 계엄 했다는 것은 극단적 망상의 표출이고 불법 계엄 자백”이라고 비판했다.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 아직도 미쳤다. 미치광이에게 대통령직 군 통수권을 1초라도 맡길 수 없다”며 “공수처와 경찰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당장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김태년 의원은 “미치광이의 내란 자백으로, 내란 수괴가 대통령 자격으로 국민 앞에 나타나는 것 자체가 범죄이며 2차 가해”라며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 등은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고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인영 의원도 “미친 계엄에 이은 미친 담화다. 도둑질하고 ‘연습했다’ 하는 꼴인데, 계엄이 장난인가”라며 “정말 탄핵이 답이다. 토요일에 끝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호 의원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논리로 자신의 내란 혐의를 정당화하는 것은 군사 독재 시절의 유물”이라며 “정신병 수준의 현실 인식이 드러난다”고 비판했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내란 수괴이자 과대망상, 편집증 환자가 뻔뻔하게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광란의 칼춤’ 운운하며 국민과 야당을 겁박했다”며 “토요일이 아니라 당장 탄핵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중대 범죄 피의자의 자기 변론이고, 망상 장애와 편집증이 심한 이의 헛소리”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 제명·출당 위한 윤리위 긴급 소집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윤 대통령의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라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 더욱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탄핵 절차로서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조속히 정리, 정지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당론으로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였을 때’ 등 경우에 윤리위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제명·탈당 권유 등 징계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하면서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野, 계엄이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고 비판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서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벌이고 있는 세력이 누구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거대 야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끌어내리기 위해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다"며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은 "야당안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자신들의 비위를 덮기 위한 방탄 탄핵에 몰두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선관위, 해킹 시도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 가능”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긴급 입장발표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면서 “국가정보원 직원이 해킹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선거결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이번에 국방장관에 선관위 전산시스템 점검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 “비상계엄은 통치행위” 주장…야당 “5공화국이냐”
여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비상계엄은 대통령 권한이기 때문에 ‘내란죄’가 적용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야당은 “5공화국 헌법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밤 SNS를 통해 비상계엄에 대해 “민주당이 내란죄로 포장해 국민과 언론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내란죄는 원래 정권찬탈이 목적인데 이미 대통령 자리에 있는 사람이 찬탈할 정권이 있느냐”면서 “비상계엄 선포권은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이고 고도의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안 되는데 그걸 두고 내란으로 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비상계엄 사유 판단이 부적절하다고 해서 그게 바로 내란죄로 연결될 수 있느냐”면서 “야당이 검사도 탄핵하는 것은 입법 폭력으로 국헌문란이 아니냐”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는 직권남용죄는 될지 모르겠으나 내란죄 프레임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을 추진하기 위한 음모적인 책략”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선 홍석준 전 의원도 12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서 통치행위나 사법 심사에서 배제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많기 때문에 이에 근거해서 많은 분들이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내란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승산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국헌 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입증이 돼야 되는데 이게 굉장히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동을 일으켜야 된다는 요건이 있는데 군대를 몇 백 명 동원한 게 폭동이 맞느냐”면서 “이런 데 대해서는 상당한 반론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상현 의원도 지난 11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비상계엄은 통치행위라는 판례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내란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의성과 목적성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의 이런 주장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1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 발언에 대해 “5공화국에서 오신 분이냐”면서 “5공화국의 사위였던 분이라서 그런가”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해산 등에 대한 논의 모의를 할 수 있는 건 5공화국 헌법에서나 가능하고 1987년 이후 6공화국에서 그런 헌법적 논의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계엄이 통치행위라는 데 대해선 검찰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것은 윤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카메라 앞에서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침탈한 사건”이라며 “CCTV 앞에서 공연음란한 것처럼 너무 명백한 사건이라서 법률가가 아니라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결론이 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구미-대구-경산 잇는 대경선 14일 개통…대구에도 광역전철 생겼다
구미~대구~경산을 잇는 대경선 광역철도가 개통된다. 부산에 부전역에서 울산까지 잇는 동해선이 있는 것처럼 대구에도 광역철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오전 서대구역 광장에서 대경선 개통식을 개최하고 14일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개통식에는 국토교통부 박상우 장관을 비롯해 국회의원, 지자체장, 공공기관장, 공사 관계자, 대구·경북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경선은 구미에서 출발해 대구를 거쳐 경산을 잇는 연장 61.8km의 노선이다. 209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2019년 착공후 5년만에 개통됐다. 대경선은 일반철도(새마을·무궁화)가 운영 중인 기존 경부선 선로 여유용량과 기존역을 최대한 활용해 만들어졌다. 돈을 아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경선 개통으로 기존 무궁화호 열차가 1시간 간격으로 하루 왕복 32회 운행하던 구미~경산 구간에 광역철도 전동차를 왕복 100회 추가로 투입해 전체운행 횟수가 4배 늘어난다. 이에 따라 평일 출·퇴근시간 19분 간격으로 광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구미역에서 서대구역까지 37분, 동대구역에서 경산역까지는 11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한편 대경선 노선 중에 있는 북삼역(경북 칠곡군)은 현재 건설 중으로, 2025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또 원대역은 본격적으로 설계에 착수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대경선의 기본운임은 1500원으로 10km 초과시 5km마다 100원씩 추가된다. 시도 경계 통과시 200원의 초과요금이 발생해 구미에서 경산까지 최대 2800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대중교통 광역환승제에 광역철도도 포함돼 다른 대중교통과 환승 시 기본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전화번호 대신 QR코드… 부산 남구, 지역 첫 주차 안심번호 도입
차량에 무심코 남겨둔 전화번호가 사실상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지적(부산일보 5월 16일 자 10면 보도) 이후 부산 남구청이 ‘주차 안심번호’를 도입한다. 매번 일회성 번호를 생성하는 QR코드 스티커를 4000장 배포할 계획인데, 부산에서는 첫 사례다. 부산 남구청은 내년도 예산안에 ‘주차 안심번호 서비스 운영’ 사업으로 6400만 원을 편성했다고 12일 밝혔다. 남구청은 “내년에 QR코드가 그려진 주차 안심번호 스티커를 4000장 제작해 남구 지역 주민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차 안심번호는 원래 11자리 전화번호를 숨겨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장치다. 통상 차량 앞 유리에 남겨두는 전화번호 대신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QR코드를 촬영하면 ‘050’ 등으로 시작하는 일회성 번호가 생성된다. 차 소유주는 자신의 전화번를 숨길 수 있으면서 위급 시 연락도 받을 수 있다. 부산에서 주차 안심번호를 도입하는 것은 남구가 처음이다. 서울·대전시, 제주도 등지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다. 스미싱(문자 결제 사기) 등 전화번호 유출과 그에 따른 범죄 악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실제 2021년에는 전화번호 1건당 일정 금액을 받기로 약속받은 50대 남성이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차량에 부착된 전화번호를 촬영하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주차 안심번호 발급은 각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발급 비용은 무료다. 4000장이 모두 소진하면 추가 제작할 계획도 있다는 게 남구청 교통관리과 관계자 설명이다. 남구청 교통관리과 관계자는 “QR코드를 번호로 변환해 주는 업체와도 협의 중”이라며 “주민 호응을 보고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주차 안심번호를 더 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 전국 최초로 ‘가정 통신문 쓰기 길잡이’ 발간
경남도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가정 통신문 쓰기 길잡이’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가정 통신문은 학교 교육 활동 정보를 주고받는 문서로 학교와 가정을 연결하는 매개체다. 그동안 통신문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거나 문법에 맞지 않은 문장, 지나치게 어려운 말을 사용해 학교와 보호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특히 경남교육청은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명료한 가정 통신문이 필요하다고 판단, 강상국립대 국어문화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이번에 발간된 가정 통신문 쓰기 길잡이는 2023년 경남도내 18개 초등교에서 생산한 1817개 가정 통신문을 분석해 목적과 내용에 따라 유형을 나누고 유형별로 갖추어야 할 내용을 담았다. 또 오류 항목을 제목, 구성, 어휘, 표현,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세분화해 가정 통신문을 작성하는 데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원칙과 예시를 제시했다. 그 밖에 가정 통신문을 작성할 때 △한눈에 알 수 있게 쓰기 △정확하게 쓰기 △쉽게 쓰기 △우리말답게 쓰기 △공공 언어로서의 품격 갖춰 쓰기 등의 유의 사항을 담았다.
11월 부산 고용률이 67.3%… 역대 11월 중 최고치
지난달 고용률이 67.3%에 이르고 제조업 분야 치업자 수가 10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하는 등 부산의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 분석결과 부산지역 15∼64세 고용률은 67.3%로, 역대 11월 고용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 15세 이상 고용률도 58.2%로, 역대 11월 고용률 기준 최고 수치다. 실업률도 2.1%로 역대 11월 실업률 중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치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부산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수는 6만 7000명이 늘어난 97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부산 제조업 취업자는 2만 7000명이 늘어 지난 2월부터 10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인다. 지난 2월 1.4%(3000명)이었던 증가 폭은 지난 달 12.3%에 달해 대전과 함께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인다. 다만 내수경기 부진에 따라 건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달 건설업은 -13.7%, 도소매·숙박음식업은 -5.4%의 감소 폭을 보였다. 박형준 시장은 “상용근로자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지역 고용 안정과 지역 활력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협력사와 손잡고 새 미래 만들겠습니다”
한화오션이 특수선 분야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다짐했다. 한화오션은 11일 창원 그랜드머큐어 호텔에서 특수선사업부 협력사 42곳을 초청해 ‘동반성장 파트너스데이’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한화오션 구매정책 운영방안과 해외사업 현황, 함정기술 전망과 기술협력 방안 등 특수선사업부가 준비 중인 중장기 사업계획과 2025년 전망·전략을 공유하며 상생협력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케이티이 구본승 대표는 “한화오션의 도전과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가 돼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MRO, 잠수함과 미래 산업에 대한 정보공유와 협력을 통해 ‘원팀’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어성철 특수선사업부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한걸음 더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인삼각 달리기하듯 함께 손을 맞잡고 새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특별한 연말 술자리, 잘 제조한 하이볼 한 잔이면 '완성'
맨정신을 유지하기 힘든 시국이다. 그래도 힘든 시기는 결국 지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연말연시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여유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지만, 적당한 술은 소통과 화합에 이롭다. 맨정신을 잠시 느슨하게 풀어 주니, 꽉 붙들고 있던 속마음을 털어놓기에 편하다. 철학자 칸트도 “술은 마음속을 터놓게 한다”고 하지 않았나. 요새 가장 인기 있는 주류는 아무래도 ‘하이볼’이다. 하이볼은 주로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에 토닉워터나 탄산수, 진저에일 같은 ‘믹서’를 부어 만드는 일종의 칵테일을 뜻한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특별한 연말연시 모임을 준비 중인 이들을 위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서 진행된 ‘하이볼 마스터 클래스’ 핵심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하이볼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큼지막한 얼음 덩어리들이다. 강사로 나선 전재구 한국음료강사협의회 회장은 하이볼의 맛을 좌우하는 변수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얼음이라고 했다. 가정용 냉동고로 만드는 얼음은 녹는 속도가 빨라 하이볼의 맛을 쉽게 해친다. 최적의 비율로 하이볼을 만들어도 금방 맛이 연해진다. 반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얼음은 제빙공장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더 천천히 녹는다. 일부 가게에선 위스키 전문점에서나 볼 수 있는 구(球) 형태의 ‘빅 볼’ 얼음을 판매하기도 한다. 하이볼 제조에는 특별한 기구도 필요 없다. 모래시계 모양의 계량컵인 ‘지거’와 기다란 ‘바 스푼’이 있으면 좋지만, 없다면 소주잔과 숟가락을 써도 무방하다. 맥주잔과 비슷하게 생긴 하이볼 전용 글라스는 따로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와인 잔과 마찬가지로 글라스의 두께가 얇을수록 입술에 닿았을 때의 느낌이 좋다. 하이볼 제조 기법은 ‘빌드’라고 한다. 재료를 넣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가벼운 재료를 먼저 넣고 진한 재료를 나중에 부어야 조화를 이룬다. 예컨대 무거운 토닉워터를 먼저 넣고 ‘진’을 나중에 부으면 애매한 맛이 난다. 위스키와 믹서의 비율은 기본적으로 1 대 3이지만, 진한 맛을 원한다면 1 대 2까지도 괜찮다. 위스키와 믹서 외에도 중요한 것이 ‘모디파이어’다. 향과 맛을 보완하는 모디파이어는 리큐어, 시럽, 수제 청, 비터, 티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시럽은 얼그레이가 대표적이고, 티는 홍차나 히비스커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수제 청은 한국적인 맛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전 회장은 “청을 넣으면 ‘그러데이션’이 만들어져 시각적 효과가 상당하다”면서 “레몬 청은 의외로 향이 약한 편이고, 라임 청은 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달달한 청은 한국인 입맛에도 딱이다. 전 회장은 “학생들에게 하이볼을 마시는 이유를 물어보니 ‘맥주나 소주에 비해 배가 덜 부르고 맛이 달아서’라고 하더라”면서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칵테일 톱 10을 봐도 모히토, 진 토닉 등 맛이 달달한 게 많다. 한국은 주로 맵고 짠 안주를 즐기기 때문에 단맛의 하이볼이 잘 어울리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이볼 재료도 중요하지만, 직접 만들 때 쉽게 놓치는 것이 바로 가니시(장식)다. 전 회장은 “하이볼을 포함한 모든 칵테일은 맛뿐만 아니라 멋이 있어야 한다”면서 “가니시까지 완성돼야 칵테일”이라고 강조했다. 가니시는 모양에 따라 크게 ‘웨지’와 ‘슬라이스’로 나뉜다. 반달 모양으로 자른 감자처럼 재료를 잘라내는 것이 웨지, 슬라이스 치즈처럼 얇게 자르는 방식이 슬라이스다. 비교적 크고 두껍게 자르는 웨지 방식이 맛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레몬이나 라임 같은 가니시를 사용할 때는 ‘바짜담’을 기억하자. 바르고, 짜고 담그는 것이다. 하이볼 글라스 테두리에 즙을 살짝 발라 주고, 글라스 안에도 살짝 짜서 넣어 준 뒤 술에 담그면 향과 맛이 풍성해진다. 레몬의 경우 껍질에 있는 오일을 불에 살짝 태우면 스모키한 맛이 오래 간다. 믹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토닉워터와 최적의 조합은 라임이라는 것도 기억하자. 허브 역시 훌륭한 가니시다. 전 회장이 추천하는 허브는 로즈마리다. 향과 맛을 풍부하게 해 고급진 느낌을 주는 데 제격이다. 이날 기자가 시음해 본 하이볼은 총 4잔이다. 이 중 비교적 맛이 대중적이고 만들기 쉬워 보이는 레시피 두 가지를 소개한다. ‘화요 하이볼’은 알코올 도수 41도짜리 화요 30mL에 유자청을 티 스푼으로 두 번, 오미자청은 10mL만큼 넣고 토닉워터를 채운다. 모든 청은 얼음보다 먼저 넣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가니시로 라임 웨지를 얹으면 유자와 오미자의 달달한 맛에 라임의 산미와 향이 어우러져 제법 산뜻하다. ‘안동소주 하이볼’은 민속주인 안동소주 30mL에 도라지생강 시럽 10mL를 넣고 진저에일을 채운다. 여기에 레몬 웨지와 로즈마리를 가니시를 더하면 완성이다. 도라지와 생강, 로즈마리의 조합 덕에 향긋한 미향이 코를 즐겁게 한다. 한편, 하이볼은 자칫 방심하면 과음으로 이어지기 쉬운 주류라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볼의 알코올농도는 보통 10~15%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더 빨리, 더 많이 마시기 쉽다. 단맛에 끌려 술술 마시다 보면 금방 취하기 십상이다. 연말연시 흔히 볼 수 있는 추태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면 폭음은 피하도록 하자.
미국 나스닥 지수, 기술주 랠리에 사상 첫 2만 선 돌파 마감
미국 나스닥 지수가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2만 선을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7.65포인트(1.77%) 오른 2만 34.89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97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2만 선을 넘었다. 올해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이날까지 33%에 달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9.28포인트(0.82%) 오른 6084.19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30 지수는 전장보다 99.27포인트(-0.22%) 내린 4만 4148.56에 마감했다. 특히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초고성능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며 이날 5.5% 급등했다. 예상 수준에 머무른 11월 소비자물가 지표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헀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로 전월 대비 올랐지만 전문가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12월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인하하리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테슬라(5.9%), 엔비디아(3.1%), 메타(2.2%) 등 주요 기술주들도 랠리를 펼쳤다.
생식? 화식? 반려동물 건강 상태 고려해 선택을…[댕냥이 영양 관리 A to Z]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어나면서 펫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사료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보호자로선 선택이 쉽지 않다. 국립축산과학원이 발간한 '반려동물 사료 영양 표준(2024)'에 따르면 사료는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 품종,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신라대학교 반려동물학과 홍준성 학과장의 도움말로 사료를 똑똑하게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 최초 반려동물 사료 영양 표준 마련 반려동물 사료를 구매하려고 인터넷 쇼핑몰을 접속하면 유기농 사료, 홀리스틱 사료 등의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는 사료 등급을 의미하는 것으로 포털사이트에 '사료 등급'을 검색하면 위에서부터 로가닉, 유기농, 홀리스틱, 슈퍼프리미엄, 프리미엄, 보통 사료 순으로 등급이 매겨진 피라미드형 표를 볼 수 있다. 이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사료 등급이 아니다.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어떤 영양소가 어떻게 공급되고 검증됐는지 전혀 알 수 없어 등급만 보고 좋은 사료를 찾기는 힘들다.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사료 업체들은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이 제시한 영양 기준에 맞춰 제조되고 있다. AAFCO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펫푸드는 '완전하고 균형 잡힌(complete and balanced)' 문구를 표시하고, FEDIAF 규정의 모든 영양소를 제공하는 펫푸드 포장에는 ‘완전한 펫푸드(complete pet food)’라는 문구를 표기한다. 이 두 곳의 영양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은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한 '최소 영양 기준'을 갖췄다는 의미다. AAFCO와 FEDIAF는 각각 1992년과 2008년에 영양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영양 균형에 근거한 사료의 개념이 제도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사료의 등록, 유통 과정에서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완전 사료임을 입증하는 데 고려할 별도의 영양기준이 없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하며 4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펫푸드'를 꼽았다. 그리고 가축용 사료와 구분한 펫푸드 특화 제도(분류·영양·표시 등)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국립축산과학원은 한국축산학회 반려동물영양연구회와 국내외 사료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내외 관련 자료의 연구·검토를 거쳐 반려동물 사료 영양 표준을 마련했다. 2026년 1월 1일부터 기준에 충족한 사료는 '반려동물 완전사료'로 표시되고, 그렇지 않은 사료는 '기타사료'로 구분이 될 예정이다. '반려동물 영양 표준'에서 말하는 완전사료란 별도의 영양공급 없이 성장 단계별 반려동물의 영양소 요구량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영양 조성이 구성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반려동물 사료 영양표준이 명확히 설정됨에 따라 사료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반려동물 사료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라대학교 반려동물학과 홍준성 학과장은 "완전사료에서 필수 영양소가 충족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하며, 성분표에 표시된 영양소의 함량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료 유형별 장단점 알고 먹여야 최근 반려동물 사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식이나 화식에 관심을 갖는 보호자들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 사료는 크게 생식, 화식, 건식, 습식으로 나뉜다. 각 유형은 성분, 제조 방식, 급여 목적에서 차이를 보이며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먼저 생식은 익히지 않은 신선한 재료로 구성된 사료로 주로 생고기, 내장, 뼈, 채소 등으로 구성된다. 영양소의 손실이 적고 기호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살모넬라 등 미생물 감염 위험이 높아 위생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력이 강한 성견이나 성묘에게 추천된다. 화식은 고기나 쌀, 채소 등의 원재료를 익혀서 만든 사료로 소화율이 높고, 병원성 미생물 감염의 위험이 적어 소화 기능이 약한 반려동물에게 추천된다. 익혀서 조리되는 만큼 생식보다 영양소 손실이 클 수 있다. 건식은 고온 고압을 이용, 원재료를 갈아 만든 가루를 반죽해 만든 사료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사료의 형태가 건식이다. 보관과 급여가 용이해 보호자들이 많이 찾는다. 치아 건강 관리도 쉽고 가격도 적당하다. 다만 수분 함량이 낮아 수분 섭취가 필요한 반려동물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습식은 원재료를 거의 보존해 익히는 단순 공정을 거쳐 캔이나 파우치 형태로 판매된다. 수분 함량이 높아 신장 질환이나 요로 문제를 가진 반려동물에게 좋다. 다만 보관 기간이 짧고 치석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노령의 반려동물이나 수분 보충이 필요한 경우에 추천된다. 만약 기호성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혼합 급여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식과 습식을 혼합해 급여하면 건식에 있는 영양과 습식에 있는 수분 함량이 상호 보완된다. 또한 습식 사료는 소화가 용이하고 신장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기호성도 높아 입맛이 까다로운 반려동물에게 적합하다. 가장 이상적인 비율은 건식과 습식을 7 대 3 또는 6 대 4로 섞는 것이다. 7 대 3은 건식의 영양 밀도를 유지하면서 기호성을 높일 수 있어 건강한 성견에게 좋다. 6 대 4는 수분 섭취를 늘릴 수 있어 신장 질환이 있는 반려동물에게 추천된다. 한 끼에 두 사료를 섞어서 줘도 좋고, 한 끼는 건식, 한 끼는 습식 사료로 줘도 무방하다. 다만 혼합 급여 시 하루 총 급여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건식 100g, 습식 50g을 급여한다면 각각 사료의 칼로리를 계산해 급여해야 한다. 홍준성 학과장은 "혼합 급여는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사료 선택은 기호성이나 가격에 맞추기보다는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와 생애 주기를 고려해 적합한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 [펫푸드 간단 레시피-닭가슴살 미트로프] 다진 고기, 달걀, 채소를 섞어 덩어리로 구워 낸 미트로프. 반려동물도 먹을 수 있는 닭가슴살 미트로프 레시피를 소개한다. 미트로프는 오븐용 레시피다. 닭가슴살 4조각, 당근 3분의 1개, 고구마 1개, 표고버섯 1개, 완두콩이 필요하다. 먼저 냉동된 닭가슴살을 해동한다. 생 닭가슴살은 그냥 사용하면 된다. 당근, 표고버섯, 고구마는 반려동물이 먹기 좋게끔 잘게 깍둑썰기를 한다. 닭가슴살도 잘게 다져 손질한 채소와 완두공을 넣고 뭉친다. 오븐 트레이에 맞게끔 모양을 잡아 넣어 준다. 예열한 오븐에 200도로 25분 정도 구워 주면 완성이다. 충분히 식힌 다음 반려동물에게 급여하면 된다.
심리적 마지노선 1450원도 위협 [요동치는 환율]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계엄 사태 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만 넘어도 비상이 걸렸지만, 이제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450원마저 위협하고 있다. 환율이 저항선을 뚫고 치솟을 경우 외환보유액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원 오른 1432.2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 고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야간 거래에서 한때 1442.0원까지 뛰면서 단기 저항선은 1450원선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을 경우 이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겪어본 적 없는 위기가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 이유정 연구원은 “1450원 정도를 상단으로 봤는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1450원을 조금 더 넘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는 외환위기 당시보다 100배 이상 많은 외화보유액에 대외순자산국으로 탄탄한 경제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내란 혐의를 받는 사상 초유의 리더십 부재가 치명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국 불안 장기화로 극단적인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우려도 크다. 이에 외환 당국이 공격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설 경우 외환보유액이 대폭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설 경우 정부가 외환보유액으로 방어에 나서고 이에 따라 규모가 4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산 건설근로자 1년 새 2만여 명 감소 [무너지는 건설업]
올해 부산에서 6곳의 건설사가 부도를 맞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다 기록을 나타낼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했다. 지역 건설업 취업자 숫자는 1년 새 2만 명이 넘게 줄었고, 건설업 경기 전망지수는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11월 부도가 난 국내 건설업체는 모두 27곳이다. 이 가운데 부산의 건설사는 6곳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남(4곳), 경남(3곳), 경기(3곳) 등이 뒤를 이었고, 부도난 건설사의 85%가 지방 업체일 정도로 지역의 사정이 나빴다. 부산의 경우 지난 5월 중견 건설사인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남흥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790억 원 규모로 부산 25위, 익수종합건설은 시평액 705억 원 규모로 부산 29위를 기록한 업체다. 지난 6월에는 중소형 주택 건설회사인 디알종합건설이 부도가 났고, 지난달에는 신태양건설이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 당좌거래정지로 등록되기도 했다. 아직 올해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부산은 2018년 7곳의 건설사가 부도난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악화, 대출 규제 등으로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하는데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신규 투자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 내년 업황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환율이 급등하면 특히 시멘트나 레미콘 등 핵심 원자잿값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매출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건산연은 올해 건설투자가 1.4% 줄고, 내년에는 2.1% 축소되며 감소 폭이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부산의 건설업 근로자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지역 건설업 취업자는 13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1000명 줄었다. 2년 전에는 건설업 종사자가 17만 5000명에 달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4만 5000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부산의 한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부도나 폐업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뿐이지 밀린 임금을 줄 수 없어 사실상 경영에 손을 놓고 있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라며 “정치적 혼란으로 신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된다면 가장 약한 고리인 지역 건설사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탄핵 대비하는 윤 대통령, 헌재 구성에서 자신감 얻었나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조기 퇴진’ 요구에 대해 ‘하야’보다는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직무 정지 상태에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불안정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탄핵심판에서의 ‘역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헌재는 현재 9명의 재판관 중 3명이 공석 상태다. 올해 10월 임기가 끝난 이종석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의 자리가 국회의 추천 지연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헌재 재판관의 경우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씩 지명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일단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6명으로도 탄핵안 심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탄핵은 9명 중 3분의 2인 6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지금 상태라면 1명이라도 반대하면 탄핵안이 인용될 수 없다. 또 물론 여야가 계엄 사태 이후 서둘러 후임 재판관 추천 절차에 돌입했지만, 순조롭게 임명 절차를 밟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대통령의 직무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국회 추천 후보자를 거부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 재판관 3명의 공석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 과정을 보면, 헌재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심리를 통해 결론을 비교적 빨리 내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개월여 만에 기각 결정이 내려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3개월 만에 파면 결정을 내렸다. 만약 이달 안에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3월까지 헌재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재판관 충원과 헌재의 심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내년 4월에 임기를 마무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다시 재판관을 충원하는 문제가 대두 될 수 있고, 헌재 내 보수 성향 재판관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런 헌재의 내부 상황을 고려해 하야보다는 차라리 탄핵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일단 여당이 요구하는 2, 3월 하야보다는 대통령직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이번 비상계엄의 합헌성에 대해 헌재에서 법리적으로 충분히 다툴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헌법재판관이 지금 6명밖에 없는데 6명 중 1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탄핵이)기각된다”면서 “내년 4월이면 헌법재판관 2명이 바뀌는데 대체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분들이라 (윤 대통령이)더 유리하다는 그런 정치적 계산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직을 계속 유지하려 하는 데 대한 여론의 강력한 반발이 불 보듯 뻔하고, 여당에도 지속적으로 부담을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속도 내는 비상계엄 사태 수사 특검법…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할까
야당이 추진하는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검찰이 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야당은 특검법 속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른바 내란 특검법이라 불리는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내란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내란 특검법은 특검이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한 일체 의혹을 수사하도록 했다. 특검 추천 주체에선 여야가 배제됐다. 대신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한국법학교수협회장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3명 중 한 명을 임명하게 했다. 민주당은 이 특검법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계엄선포 관련 상설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으며, 이 법안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상설특검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비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내란 특검법의 경우 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가동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내란 특검법과 별개로 상설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들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거부)권을 행사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국정운영에 나서지 않으며 사실상 이선후퇴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야당으로부터 ‘말로만 이선후퇴’라는 공격과 함께 탄핵소추에 대한 정당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반대로 특검을 수용할 경우 매머드급 규모의 특검 규모상 윤 대통령은 물론, 김건희 여사 역시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어 윤 대통령으로선 진퇴양난에 놓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의 ‘특검 공세’에 대해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앞세워 계엄 사태 수사에 속도를 내는 데 대해 민주당은 “내란죄 수사 중단하고 특검의 공정한 수사에 협조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비상계엄 특수본이 시작부터 꼬리자르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검사가 ‘대통령 아닌 김용현 중심 계엄’ 취지로 질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실을 지적했다. 위원회는 “검찰이 윤석열을 배제하고 김용현 중심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니 한심하다”면서 “검찰은 이미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에서 명백한 범죄 증거가 차고도 넘치는데 불기소처분한 전력이 있다. 그러니 국민들은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의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이 네 번째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통과됐다. 김 여사 특검법은 김 여사 관련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게 했다. 김 여사 특검법은 앞서 세 차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다시 돌아와 재의 투표에서 부결, 폐기됐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도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하야’ 반응 없는 윤 대통령…탄핵 기류 짙어지는 여당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의 ‘찬성’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당 지도부의 ‘조기 퇴진’ 요구에 대해 탄핵소추가 되더라도 법적 대응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더 이상 방어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은 표결 전까지 윤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당론 반대’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은 1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나는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14일 2차 탄핵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에서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 의원까지 최소 5명의 ‘이탈표’가 발생하게 됐다. 범야권 192명에 더해 여당에서 3명만 더 찬성해도 탄핵안은 가결된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 역시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번 주 탄핵에는 찬성표를 내가 던질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얼마나 있겠나”라고 묻자 “2차 본회의는 참석하겠다는 분들이 최소 10명 이상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당의 조기 퇴진 요구에 대해 하야 보다는 탄핵소추를 감수하고 헌법재판소 재판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여당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용산 관계자들과 접촉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은)‘어떤 경우든 자진해서 내가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면 한 대표도)선택지가 없다. 만약 대통령실에서 탄핵해 달라고 얘기하면 그렇게 (탄핵으로)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윤 대통령이 내년 2월 또는 3월 조기 퇴진하는 로드맵을 제시한 당 ‘정국 안정화 태스크포스(TF)’의 이양수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TF는 어제(10일) 안을 만들어서 지도부와 의원총회에 보고했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오늘부터는 대통령을 설득하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2·3월에 퇴진하고 4·5월에 대선을 치르는 안이 탄핵보다 훨씬 빠르고 명확하기 때문에, 그리고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 가중하려면 이 안(하야)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친윤 주류는 여전히 탄핵도, 조기 퇴진도 반대하면서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하며 차기 대선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차라리 한동훈과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들은 탄핵에 찬성하고 유승민, 김무성처럼 당을 나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의 로드맵은 국민의 요구를 완벽하게 거스르는 것이다. 내란 수괴 범죄자에게 왜 몇 달 간 시간을 줘야 하나”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을 발의, 12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14일 오후 5시 표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2차 탄핵안’ 표결 키 쥔 국힘 새 원내대표…김태호 이변 만들까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12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5선의 권성동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의 지원을 받는 4선의 김태호 의원 간 경선을 통해 결정된다. 이번 경선 결과는 그 이틀 뒤인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표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결의 관건은 친윤계가 수적 우위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친윤 핵심이 원내 사령탑을 또 맡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론에 대해 소속 의원들이 얼마나 반응할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수습되는 대로 바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임기는 원래 1년이지만 탄핵 정국에서 당을 수습할 기간 정도만 원내대표를 맡겠다는 것이다. 권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는 윤 대통령 탄핵에도 한 대표의 ‘조기 퇴진’ 시나리오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권 의원의 ‘수습’ 의미는 당의 ‘탄핵 반대’ 대오를 유지하면서 임기 단축 개헌 등을 통해 일단 차기 대선까지 시간을 버는 쪽으로 당을 이끌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김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 여부와 관련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당론을 통해 본회의장에서 자유 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벚꽃 대선’을 언급하면서 “탄핵보다 더 빠른 조기 대선이 우리 국민의 뜻과 지금의 혼란을 막는 길”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하야 의사를 보이지 않을 경우, 2차 탄핵안 표결은 자유 투표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당내 기류는 권 의원 쪽이 유리해 보인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지난 7일 권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사퇴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추진할 당시 78명 재석 의원 중 73명이 찬성했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탄핵 불가피론’이 점차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친윤 핵심인 권 의원이 계엄 사태 이후 당 주도권을 쥐고 나가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만만찮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최근 용산과 친윤들의 움직임을 보면 한동훈을 축출하려는 시도를 아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며 “친윤 핵심으로 세상이 다 아는데 원내대표로 나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느냐”고 권 의원을 직격했다. 반면 친윤계는 “위기 상황에서 권 의원의 협상력과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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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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